쿠팡 노동자들 “로켓배송 폭염 8월 1일 멈춰요”…쿠팡 입장은?

-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 쿠팡물류센터 노조 “가장 더운 8월 1일 딱 하루 쉬어가겠습니다!” - 노조 “체감온도 33도일 때 시간당 10분, 35도일 때 시간당 15분 쉴 것” - “쿠팡, 8월 14일 ‘택배없는날’에도 불참… 물량이 몰릴텐데 그 때도 폭염에 혹사시킬 것인가” - 쿠팡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 부여”

2023-07-27     최창영 기자
공공운수노조 박상길 부위원장,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中),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

[로리더] 공공운수노동조합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은 27일 쿠팡에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대로 폭염 시 체감온도에 맞는 휴게시간을 부여하라”며 “오는 8월 1일 하루 파업을 진행하고, 향후 준법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쿠팡 잠실 본사 앞에서 ‘쿠팡물류센터지회 8월 1일 하루 파업 및 현장 준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 측은 “쿠팡은 2022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체감온도를 엉터리로 측정ㆍ계산하는 등 억지를 부린다”며 쿠팡에 “산업안전보건규칙대로 휴게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은 투쟁 발언에서 “폭염시기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는 쿠팡 물류센터 지회의 8월 1일 하루 파업 및 현장 준법 투쟁 계획을 말씀드리겠다”며 “요구는 간단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쿠팡 인천4물류센터 오전조로 근무 중인 정용성 지회장은 “체감 온도 33도일 때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에 의거한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대로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일 때는 4시간 15분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이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쿠팡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추가 채용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휴게시간 보장의 공사나 물류센터 구조의 특이성 고려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답답해했다.

공공운수노조 박상길 부위원장(左),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中),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右)

정성용 지회장은 “어제는 쿠팡 인천 4센터 앞에서 폭염 시기 온도 감시단 출장소를 설치했다”며 “그리고 그 출장소에서 이루어질 현장 온도와 습도 체크 그리고 휴게시간 보장 여부를 확인하는 공개적인 걸개그림이 이곳 기자회견장에 처음 선보였다”고 말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인천 출장소에서는 매일 현장 온도와 습도를 측정해 체감온도를 계산하고 그에 따라 쿠팡이 제대로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있는지 체크할 예정”이라며 “이 천막 농성을 통해 쿠팡 인천 4센터에서의 8월 1일 하룻밤 그리고 이후 진행될 준법 투쟁을 더욱더 독려하고 투쟁의 파고를 올려나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정성용 지회장은 “8월 1일 하루, 정기 배송으로 평소보다 물량이 더 많이 몰리는 날”이라며 “여름 중에서도 제일 더운 8월 1일 정기 배송 날, 노동조합은 파업해 쿠팡 로켓을 멈추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은 지명 파업, 연차, 보상 휴가, 결근 등의 방식으로 폭염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에 참여한다”며 “전국에 3만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함께 더울 때 쉬어 가는 날, 쿠팡 로켓도 피서 가는 날, 8월 1일 하루 파업을 성공적으로 성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이어서 8월 2일부터는 현장 준법투쟁에 들어간다”며 “쿠팡이 지키지 않는 산업안전보건규칙,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현장에 노동자들이 직접 지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정성용 지회장은 “체감온도 33℃일 때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일 때 매시간 15분 쉬겠다”면서 “그것만으로도 여전히 쿠팡 노동자들은 더위에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용 지회장은 아울러 “쿠팡은 8월 14일로 예정된 택배 없는 날에도 동참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날 전국의 택배 물량 배송 물량이 쿠팡으로 몰릴까 걱정”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쿠팡은 그날에도 휴게시간 보장하지 않으면서 우리 노동자들을 더위에 갈아 넣을 예정이냐”며 “또 한 번의 파업을 결의하지 않아도 되도록 쿠팡은 지금부터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대로 폭염시기 휴게시간을 보장하기 바란다”고 주문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공공운수노조 박상길 부위원장,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조건희 상임활동가, 쿠팡고양분회 홍익표 부분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전국물류센터지부 강민정 사무국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안전보건규칙 제566조 안 지키고 휴게시간 보장하지 않는 쿠팡을 규탄한다.”
“더울 때 쉬어가자. 우리가 지키는 안전보건규칙 준법 투쟁 승리하자!”
“더워서 일 못하겠다! 쿠팡은 물류센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쿠팡은 폭염 시 휴게시간 보장하라!”

한편, 쿠팡은 본지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혀왔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정기적인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온도ㆍ습도를 측정하여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각종 냉방ㆍ환기 장치를 운영하고, 보냉 물품을 지급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 및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는 ‘쿠팡이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는데,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주5일제와 연차 15일 등을 보장하고 있어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