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대리점주 “본사 포상커녕 갑질 계약해지…토사구팽 배신감 불면”

2023-04-27     이진호 기자


[로리더] 국민 밥솥 기업으로 유명한 쿠쿠전자의 대리점주가 쿠쿠 본사의 악질적인 갑질 행태를 국회에서 폭로했다.

경제민주화네트워크,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소상공인위원회, 민병덕 국회의원, 윤영덕 국회의원, 이동주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2회 가맹점ㆍ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이 26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가맹점ㆍ대리점주가 현장 증언에 참여해 실제 본사에게 받은 피해 사례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서울 모 지역에서 쿠쿠전자 제품 판매서비스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리점주 A씨는 증언대회에서 나와 “제게 쿠쿠전문점은 우리 가족 생계 터전이었으며, 제 열정과 노력으로 만든 제 인생이었다”고 말했다.

대리점주는 “김포에 있는 작은 건물 2층에서 직원 1명과 소박하게 시작해, 저 나름의 노력으로 본사로 불러 전국 우수 서비스센터로 선정돼 포상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쿠쿠 대리점주 A씨는 “이후 입지 좋은 대로변, 30평 이상의 건물에서 제품 판매까지 겸업하라는 본사 정책에 모든 재산을 들여 쿠쿠OO점, 대리점으로 오픈했다”며 “그리고 3년 전에는 본사의 지시로 5000여만원을 재투자해 점포 리뉴얼까지 마쳤다”고 했다.

A씨는 “그렇게 쿠쿠전자의 좋은 제품과 일선에서 일하는 저희 점주들의 노력이 합쳐져 현재 쿠쿠전자 밥솥은 우리나라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며 “그 덕분에 저도 한때는 좋은 매출로 직원 60명을 고용하고 있었으며, 본사는 그 사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2021년 영업 매출이 1조 7000억원에 이르렀다고 한다”고 쿠쿠 노동자들과 대리점주들이 이룬 성과를 소개했다.

대리점주 A씨는 “그런데 모순되게도 점주들의 고통은 이즈음 본격 시작됐다”며 “얼마 전 쿠쿠전자 오너(구자신)는 첫째(구본학)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둘째(구본진)에게는 현금 크게 증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쿠쿠전자 대리점주 A씨는 “그러니까 노동자들과 점주가 피와 땀으로 일군 수확으로 본사 오너는 가장으로서의 위신과 아버지로서의 애정을 (자식들에게) 통 크게 표현한 것”이라며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저희는 무능한 가장이 됐다”고 황당해했다.

대리점주 A씨는 “회사의 성장에 일조한 우리 점주들에게 포상은커녕 인근에 직영점을 출점하거나 제품을 온라인으로 대리점 공급가보다 싸게 직접 판매하며 저희를 고사시켰다”고 주장했다.

A씨는 “더욱이 (쿠쿠) 본사의 부당한 갑질에 항의한 우리에게 본사 직원은 흡사 조선시대 양반이 ‘마름’(소작관리인) 취급하듯 욕설과 조롱으로 모욕을 주었다”며 “그리고 이런 모진 압박에도 이를 악물고 버틴 점주들은 보란 듯이 계약해지를 했다”고 국회에 고발했다.

A씨는 “현재 지금 저를 포함한 11명의 점주들은 쿠쿠 본사로부터 계약갱신이 거절됐다”며 “저희는 토사구팽당했다는 배신감과 생계절벽이라는 공포, 무능한 가장이라는 자괴감에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쿠쿠 대리점주 A씨는 “저희같이 ‘을’들은 ‘법’이 아니면 기댈 곳이 없다”며 “그래서 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넣었지만, 법원의 판결문이 나오기 전에 저희 점주들은 계약 만료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수십 년 일군 생계의 터전에서 모두 쫓겨났습니다. 정말 억울하고 분합니다”라고 분개했다.

대리점주 A씨는 “그래서 읍소합니다. 자본을 앞세운 기업의 갑질에 우리와 같은 소상공인들이 실업자가 되어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가정이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현명하신 위정자들과 관료들 그리고 관대하신 국민 여러분께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영상 = 로리더 이진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