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 정몽익 과도한 보수…이사들 보수총액 83% 받아”

-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이사 보수한도 60억 반대 권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 선임안 반대 권고

2023-03-19     신종철 기자

[로리더] KCC글라스가 등기이사 5명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의 무려 83%를 정몽익 회장에게 보수로 지급한 것에 대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일가인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 선임안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재벌개혁운동, 금융시장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온 각계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의 구축”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다.

KCC글라스(대표이사 김내환)는 오는 3월 24일 서울 강남구 케이씨씨글라스 본사에서 제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사내이사 정몽익,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 선임안,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 등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KCC글라스의 2022년 이사 보수한도(보수총액)는 6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실제로 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41억 8440만원이다. KCC글라스는 2023년에도 이사 보수한도를 60억원으로 주총에 상정한다.

KCC글라스 등기임원은 5명이다. KCC글라스 사내이사로 정몽익 회장(이사회 의장), 김내환 대표이사 그리고 사외이사 3명이 있다.

KCC글라스는 정몽익 회장에게 보수로 급여 32억 4500만원, 상여금 2억 3700만원 등 총 34억 8300만원을 지급했다. 대표이사 김내환 사장에게는 보수로 5억 1000만원을 지급했다.

KCC글라스는 급여지급 기준에 대해 “직급 및 근속기간, 임직원 연봉인상률, 회사기여도 등을 고려한 내부기준(임직원 임금 테이블에)에 따라 급여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3월 17일 ‘케이씨씨글라스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KCC글라스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KCC글라스의 2022년 이사 5명에 대한 실지급 보수총액은 41억 8400만원이며, 이 중 83%는 정몽익 이사에게 지급됐다”며 “정몽익 이사의 보수(34억 8200만원)는 차상위 수령자인 김내환 대표이사(5억 1000만원)의 6.8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연구소는 “2021년에도 정몽익 이사는 차상위 수령자보다 5.8배 높은 보수를 받았다”며 “KCC글라스는 2020년 신설된 회사로, 정몽익 이사가 대표이사보다 7배 가까이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일가인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 반대를 권고하고 있으며, 정몽익 이사의 보수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또한 KCC글라스는 이사 보수를 심의ㆍ결정하는 보수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해 책정된 이사 보수한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 선임안 반대 권고 왜?

이와 함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영근(전 현대엔지니어링 전무) 선임안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KCC글라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영근 후보자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근무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중장기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과 기업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리스크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영을 감독함으로써, 회사의 경영 건전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천했다.

김영근 후보자는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에서 “지난 36년간 현대자동차그룹의 구매본부에 근무하며 쌓은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케이씨씨글라스의 업무집행 전반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영 활동의 적정성을 판단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기업경영의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평가는 달랐다.

좋은기업연구소는 “김영근 후보는 1991년부터 2021년까지 현대자동차, 기아차,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에서 구매담당으로 재직했다. KCC글라스는 건축용 유리와 자동차 유리, 인테리어 자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 기아차,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회사의 주요 매출처다”라고 말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또한, KCC글라스는 2020년 KCC로부터 분할ㆍ신설 후 코리아오토글라스를 합병한 바, 코리아오토글라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현대자동차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왔고, 현재 임기 중인 김한수 사외이사 역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에서 구매담당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김영근 후보가 최근까지 거래상대방 회사에서 구매담당 임원으로 재직했고, 김영근 후보가 선임될 경우 사외이사 4명 중 2명(김한수, 김영근)이 현대자동차 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