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한마디로 국민 주권과 삼권 분립을 부정한 사법 쿠데타로 엄단해야 한다”며 “국회 입법을 통한 특별재판부 설치 및 재판을 통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법원행정처 추가공개 문건을 계기로 보는 사법농단 실태 긴급 토론회 : 사법농단 실태 톺아보기”에 참석해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이 박지원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이 박지원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은 “정말 소중한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하다. 보니까 손도 다치셨는데 힘든 상황에서 와주셨다”고 소개하자, 오른손에 깁스하고 붕대를 감고 나온 박지원 의원은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인데, 베란다에서 창문을 닫다가 손가락이 끼어서 깁스를 해서 더 유명해졌다”고 농담을 던지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오른손에 깁스한 박지원 의원
오른손에 깁스한 박지원 의원

박지원 의원은 “사법부의 충격적인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추가로 공개된 (법원행정처) 문건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는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국회, 언론, 청와대 동향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로비를 시도했다. 법무부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체포영장 발부 요건을 완화하려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 위안부 한일과거사 재판 등 재판을 미끼로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하고, 또 대통령이 재판에 개입할 수 있는 길까지 열려고 했다”고 열거했다.

왼쪽에 조응천 의원과 손에 깁스한 박지원 의원이 있다.
왼쪽에 조응천 의원 옆에 있는 손에 깁스한 박지원 의원이 판사 출신 유지원 변호사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판사들을 (양승태 법원행정처) 감시ㆍ관리하고 부당한 압력을 넣는 등 사법부가 아니라, 서초동 국정원, 서초동 기무사를 자처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국민 주권과 삼권 분립을 부정한 사법 쿠데타로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검찰 수사에 철저히 협조하겠다는 현직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표 2시간 반 만에 대법관 전원이 재판거래 의혹은 없었다는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사법부는 지금 검찰에서 청구한 관련 영장을 줄줄이 기각하면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스스로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임을 반증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철저한 수사 협조,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 국회 입법을 통한 특별재판부 설치 및 재판을 통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앞줄 뒷모습이 박지원 의원과 조응천 의원(우)이다.
사진 앞줄 뒷모습이 박지원 의원과 조응천 의원(우)이다.

박지원 의원은 “국민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이 사법부를 불신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다”라면서 “오늘 토론회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바로 세우는 소중하고 뜻 깊은 자리다. 아무쪼록 토론회를 통해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이 낱낱이 공개되고 특별재판부 설치로 뜻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저 역시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거론된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 피해자다”라며 “그러나 제 자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무너진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이 문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공언했다

좌측에 조응천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있다.
좌측에 조응천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법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국회의원 박주민 의원실, 박지원 의원실, 송기헌 의원실, 채이배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호철 민변 회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검사 출신 조웅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하며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민변 김호철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변 김호철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토론회 발제는 판사 출신 유지원 변호사가 “상고법원을 위한 법원행정처의 ‘홍보’ 행태, 적절한가”를 주제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원행정처의 입법기관/시민사회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 정당한가’를 주제로, 민변 사법위원장인 김지미 변호사가 ‘법원행정처에게 변호사단체란 무엇이었나’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민변 사법농단 TF 간사인 최용근 민변 사무차장이 ‘법원행정처의 또 다른 거래 의혹: 국민의 기본권이 거래목적물이었나’를 주제로,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사법부의 잇따른 영장기각의 문제점, 향후 검찰 수사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정책위원인 김연정 변호사, 민변 언론위원장인 이강혁 변호사, 이범준 경향신문 기자가 참여했다.

한편, 지난 7월 31일 법원행정처(처장 안철상 대법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미공개 문건 196개를 공개했다. 기존 미공개 됐던 228개 중 중복된 32개 문건은 제외됐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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