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연임 의사를 밝혔는데, 내부에서 직원들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이사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KT새노조는 “3년 전 범죄 혐의로 조건부 CEO가 된 구현모를 다시 연임시킬 경우 이는 조건부의 조건부 연임이 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구현모 사장의 유죄판결이 내려질 경우 결국은 이사회가 주주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명약관화한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리스크는 사외이사 전원이 구현모 사장과 함께 연대책임질 것을 결의한 것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11월 8일 열린 KT이사회에서 구현모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했다. 이에 따라 KT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정관에 따르면 내년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최소 3개월 전인 12월에는 차기 대표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구현모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2026년 3월까지 직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KT새노조는 이날 “KT 구현모 사장 연임 의사 표명, 이사회의 불가 결정 기대한다”는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KT새노조는 “지금껏 정치자금법위반,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현모 대표 연임이 매우 부적절 하다는 의견을 KT 내외에 꾸준히 전달해 왔다”며 “특히 이사회에 대해서는 공개서한을 통해 구현모 사장 연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T새노조는 “우리는 KT이사회가 결코 구현모 사장 연임의 들러리 노릇을 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KT이사회가 주목해야 할 점들을 제시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KT새노조는 “먼저 이사회는 국민기업이라는 KT 위상에 걸맞는 기준을 갖고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평가해야할 것”이라며 “주지하다시피, 구현모 대표는 여러 사건으로 회사에 손해와 리스크를 초래한 끝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KT새노조는 또 “미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는 과징금 75억 여원을 부과 받았다. 그의 공범들은 이미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재판에서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했다”며 “이렇듯 회삿돈을 빼돌리고 정치자금을 무차별 살포한 범법행위에 연루돼 횡령사범으로 재판을 받는 자가 자신의 소유 기업도 아닌 소위 국민기업의 대표로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이제 이사회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연임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새노조는 “한편, 구현모 사장 이후 재무적 실적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사내에서는 여러 이견이 있다. 탈통신, 디지코 전략이 지속가능한지도 이사회에서 면밀히 검증되어야 한다”며 “1천 억이 넘는 엡실론 인수, 현대로보틱스 500억 투자 등이 내부에서 실패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이처럼 그의 실적이 불분명한 반면 확실한 것은 부산발 전국인터넷 중단 사건 등으로 통신맏형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는 것”이라며 “인터넷 속도 허위 개통 등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의무와 원칙을 어겨 여러차례 과장금 처분을 받기도 했고, 한 때 3위 통신사업자에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KT새노조는 “따라서 이사회는 재무실적만이 아니라 국민기업 KT의 뿌리인 통신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라는 관점에서도 구현모 3년을 평가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KT새노조는 리스크 관리의 관점을 강조했다.

KT새노조는 “만일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 연임을 결정할 경우 이는 기존 리스크를 증폭시키는 결정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며 “3년 전 범죄 혐의로 조건부 CEO가 된 구현모를 다시 연임 시킬 경우, 이는 조건부의 조건부 연임이 되는 것으로 그 결과 최종적으로 구현모 사장의 유죄판결이 내려질 경우 결국은 이사회가 주주와 온 국민을 우롱한 것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각심을 줬다.

KT새노조는 “따라서 이런 명약관화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리스크는 사외이사 전원이 구현모 사장과 함께 연대책임질 것을 결의한 것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KT새노조는 “이는 곧 CEO 리스크가 KT 기업지배구조의 리스크로 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사회의 신중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KT내외의 깊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구현모 사장은 결국 연임 의사를 밝혔다. 이제 공은 이사회로 넘어갔다”며 “KT이사회가 부디 현재 구현모 사장에게 짙게 드리어진 여러 우려에 대해 심사숙고해 연임불가의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