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명수 대법원장은 29일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과 관련해 “법치주의의 근간인 사법제도의 운영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변호사에 대한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변협 창립 제70주년 기념식 및 제30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김명수 대법원장은 먼저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연설을 하게 되니 굉장히 낯설다”며 “오랜만에 뵙는 분들도 있어 굉장히 반갑고 기쁘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준비한 축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전국 각지의 변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한변협 창립 70주년’을 기념하고, ‘제30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모든 사법부 구성원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자리를 빌려 지난 6월 발생한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의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지금도 슬픔에 잠겨 계실 유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사법제도의 운영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변호사에 대한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법조인이 지혜를 모아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동안 대한변호사협회는 매년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를 개최해 법조계가 당면한 여러 현안에 관해 실천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법치주의의 확립과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특히 대한변협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개최되는 변호사대회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며 “그 의미에 걸맞게 이번 변호사대회는 ‘법의 지배와 변호사’를 대주제로 하여 ‘형사사법제도와 변호사의 역할’, ‘소송대리제도와 변호사의 지위’, ‘변호사 광고와 법치주의’ 등 지금 시기에 함께 고민과 지혜를 나눌 필요가 있는 여러 시의성 있는 세부 주제들에 관해 각계의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풍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모쪼록 이번 대회가 사법제도 내에서의 변호사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법조계 내외의 급변하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법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더 높아지고 두터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제 국민 누구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법률 전문 정보에 손쉽게 접근해 법률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됐고, 그에 따라 법조전문 직역에 대해서도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수행을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한편 법조일원화제도의 도입으로 법원의 구성 및 운영은 물론 재판 방식에도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게 됐다”고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우리 사법부도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고 충실하면서도 신속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올해 민사 1심 단독 관할을 확대하고, 전문법관 제도를 시범 실시했으며, 영상재판과 소액심판제도의 충실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항소심 재판제도 및 상고제도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심층적인 연구와 의견 수렴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또한 법조일원화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여러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서도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법조일원화제도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충실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형사전자소송시스템 및 차세대전자소송시스템도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발판으로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이러한 노력들은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정의롭다고 믿을 수 있는 ‘좋은 재판’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 사법부는 이미 지난 7월 대한변호사협회와 재판제도 정책협의회를 통해 서로 간의 관심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힌 바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와 변호사 여러분들께서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사법부의 중요한 동반자로서 앞으로도 애정 어린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임성 변호사대회집행위원회 위원장이 대회사를, 이종엽 대한변협회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으로 축하했고,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일정 관계로 영상으로 축하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