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는 17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사설 법률 플랫폼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징계한 것에 대해 “대한변협ㆍ서울지방변호사회 총회ㆍ집행부는 사설 플랫폼을 규제하라는 회원의 총의에 따라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청년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조인단체다.

먼저 8월 16일 로톡에 대한 ‘부당한 회원 징계에 반대하는 변호사모임’(징계반대모임)은 대한변호사협회 이종엽 협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 김정욱 회장, 한국법조인협회 김기원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 6인을 업무방해ㆍ강요ㆍ배임으로 서울경찰청에 고소ㆍ고발했다.

징계반대모임은 “변호사들은 징계 또는 징계절차로 인한 직업적 불이익이 두려워 협회 정책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로톡)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은 협회가 두려워 탈퇴해야 했다”며 “회원들의 생계를 저당 잡아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고 탄압하는 자들은 변호사 회원의 권익을 위하고 대변하는 변협 집행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법협은 “징계반대모임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한법협은 첫째 “대한변협은 다른 국가의 변호사단체와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자치적 징계권을 갖고 있다”며 “징계의 근거는 대한변협 이사회의 결정만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고, 이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합헌으로 인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한변협은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대의원 총회에서 2021년 5월 회원들의 변호사 플랫폼 이용을 위법으로 보는 윤리장전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해당 윤리장전 개정의안의 찬성비율은 73%로, 이는 2021~2022년 대한변협 총회 의안 중 가장 높은 찬성비율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법협은 “심지어 대한변협 대의원 총회는 의장이 집행부의 반대파로, 이른바‘여소야대’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73%의 찬성비율은 이례적으로 높은 것”이라고 했다.

한법협은 둘째 “2021년 1월에 이루어진 대한변협ㆍ서울지방변호사회 선거에 출마한 8인의 후보 모두가 일관되게 ‘사설 플랫폼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이는 변호사들 대다수가 사설 변호사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들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법협은 “심지어 이번 고소ㆍ고발에 참여한 징계반대모임의 윤성철 대표도 위 선거에 출마해 ‘사설 플랫폼 규제’를 주장한 사실이 있다”고 짚었다.

한법협은 셋째 “2021년 4월에 이루어진 ‘법률플랫폼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법률플랫폼 이용자를 징계하라’고 답변하고, 약 31%가 ‘탈퇴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답변해, 93%가 변협의 정책에 찬성했다는 점이”이라며 “이는 대의원총회의 결의 결과, 변호사단체장 선거의 상황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법협은 넷째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 회장단 전원이 현재 대한변협의 플랫폼에 대한 규제 및 대응 정책에 대해서 찬성했다”고 강조했다.

한법협은 다섯째 “헌법재판소는 대한변협이 이사회만으로 회원을 규제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을 합헌으로 보았으며, 대한변협의 회규가 단어 자체로 불명확하거나 지나치게 포괄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합헌으로 봤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본이 변호사징계에 대한 소송으로의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 점, 독일은 변호사징계에 대한 소송에는 변호사들이 재판관으로 참여하는 점 등 변호사단체의 징계자치권을 폭넓게 존중하는 해외의 경향과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법협은 “변호사단체 총회ㆍ집행부는 변호사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회원들과 대의원 총회의 의사를 따르고 있다”며 “현직 판사ㆍ검사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모든 개업 변호사들에 의해 구성된 총회ㆍ집행부는 사설 변호사플랫폼을 규제하라는 회원의 총의에 따라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법협은 “따라서 ‘변호사들이 협회 정책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다’, ‘회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다’는 평가에 근거한 고소ㆍ고발은 정당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법협은 “만약 집행부가 회원의 총의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여긴다면, 변협 대의원들은 언제든 총회를 소집하거나 협회장을 탄핵해 회원들의 하수인에 불과한 집행부의 행동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한법협은 “이러한 사정 변경이 없었던 이상, 2021년도의 선거와 대의원 총회에서 보여진 회원들의 총의에 따라 업무를 수행중인 임원들의 행위는 일응 정당하다”며 “집행부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음을 알고도 고소ㆍ고발을 행하는 것이라면 무고죄 등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