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중대경제범죄자들을 결코 사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국정농단 정경유착 등을 저지른 중대경제범죄자들에 사면은 공정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면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혹독한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실련

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법무부는 오늘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이 대상이라고 한다”며 “이들은 국정농단 정경유착 범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지목했다.

경실련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에게 사면을 한다면, 공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으로, 국민의 지지를 완전히 상실한 채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경실련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특별사면(특사) 되어선 안 된다”며 “국정농단 범죄로 최초 징역 5년형에서 최종 2년 6월형으로 감형돼, 이미 사실상 사법적 특혜를 받은 바 있고, 만기 출소도 아닌 가석방으로 출소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부정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고, 프로포폴 투약 관련 재판에는 벌금형을 확정 받았다”며 “특별사면으로 형 선고의 효력까지 없어진다면,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위반도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목했다.

경실련은 “물론 사실상 ‘취업제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이와 함께 경실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됐으며,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인 롯데시네마 매점임대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과 합쳐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경실련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으로 하여금 107억여 원을 대여해 주도록 지시한 배임 혐의와 금호석화 지분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속어음 할인 등 방법으로 32억 원 가량의 자금을 빼돌린 횡령ㆍ배임 혐의 등이 유죄로 확정된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경실련은 “과거 재벌 총수들의 구속이나 복역 사례에서도 드러났듯이, 해당 개인의 형사처벌이 기업투자ㆍ기업경영ㆍ기업가치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반대로 총수리스크가 감소돼 주가 등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중대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국민경제발전 기여’를 운운하며 특별사면에 나서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주요 재계 인사들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취업제한’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상 적용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가석방 이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여러 행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실상 아무렇지도 않게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럼에도 정부는 모순적이게도 사실상 적용 없는 ‘취업제한’을 면제시켜주려 하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취업제한’은 경제윤리에 반하는 특정경제범죄 행위자에게 형사벌 외의 또 다른 제재를 가해 특정경제범죄의 유인 내지 동기를 제거하면서도, 관련 기업체를 보호해 건전한 경제질서를 확립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를 무력화시키려 사면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범죄는 더욱 악랄해지고 교묘해지고 있어 처벌을 강화해야 함에도, 오히려 비범죄화나 형량감면에 급급하려는 정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경제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광범위함을 확인하고 더욱 엄중하게 처벌하는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경제범죄에 대한 추상같은 형사처벌 확립과 함께 징벌배상과 증거개시제도 도입으로 경제범죄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법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법이 막강한 경제권력자인 재벌 총수와 일반시민들에게 다르게 적용된다면, 그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공평하고 정의로운 법적용으로 여전히 만연한 정경유착을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재벌총수의 황제경영, 사익편취도 근절해야만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경제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사익편취, 경영권세습 등을 위해 저지른 중대경제범죄자들에게 ‘국민경제발전’ 운운하며 특별사면을 행할 것이 아니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공정한 시장환경이 조성되도록 엄격하고 공정한 법적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은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경제사범 특별사면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혹독한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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