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행안부 경찰국 설치는 중립성 훼손…정치권력의 경찰권 예속화”
민변 “행안부 경찰국 설치는 중립성 훼손…정치권력의 경찰권 예속화”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6.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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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8일 “행정안전부에 경찰국 설치는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며, 과거의 폐습을 명분으로 한 정치권력의 경찰권 예속화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먼저 행정안전부(행안부)는 27일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향후 추진계획 등을 설명했다.

경찰업무조직(이하 경찰국) 신설 추진배경으로,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또는 치안비서관이 행안부를 건너뛰고 비공식적으로 경찰을 직접 통제했는데, 이러한 관행은 청와대의 경찰에 대한 직접 통제이므로,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행안부 내 경찰국을 신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변

이와 관련 민변(회장 조영선)은 “그러나 행안부 내 경찰국의 설치는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만일 행안부가 비대해진 경찰권에 대한 견제와 통제를 진정으로 원했다면, 정치권력에 경찰을 복속시킬 것이 아니라, 경찰권의 지역적ㆍ조직적 분산과 민주적 통제를 달성할 수 있는 자치경찰제 개선을 먼저 검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그리고 1991년 경찰 통제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를 도모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행안부는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과제로 추진한다고 하거나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행안부는 정부조직법 제34조 제5항에서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행안부 사무에 치안 업무가 빠진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변은 “이와 같은 해석은 정부조직법 개정 취지를 의도적으로 등한시하는 것으로서, 행안부의 자의적인 해석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민변은 “주지하다시피 정부조직법 제34조 제1항에서 행안부장관의 소관사무 중 ‘치안’이 삭제된 이유는 행안부장관이 ‘치안 사무’에 관해 경찰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민변은 “그리고 경찰법 제12조는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게 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어, 치안 사무를 관장하는 조직은 경찰청이라는 것을 쉽게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따라서 행안부장관은 치안 사무에 관해 관여할 수 없으므로, 경찰에 대한 인사권과 징계권 등을 부여할 목적으로 행안부 내 경찰국을 설치하는 것은 정부조직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행안부는 정부조직법 제7조 제4항에서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소속청에 대하여는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 그 청의 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 행안부장관이 경찰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고 하여 지휘권과 관련된 규칙 신설을 정당화했다.

민변은 “그러나 정부조직법 제7조는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만’ 행안부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했고, 경찰법 제7조에서 ‘국가경찰행정에 관하여 제10조 제1항(경찰위의 심의ㆍ의결 사항 : 인사, 예산, 장비, 통신 등에 관한 주요정책에 관한 사항 등) 각 호의 사항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하여 행안부에 국가경찰위를 둔다’고 규정하고, 제10조 제2항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심의ㆍ의결된 내용이 적정하지 아니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를 종합하면 행안부 장관은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ㆍ의결한 사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통해 경찰을 지휘하는 것이지, 직접 경찰청장을 지휘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행안부는 소속청 지휘규칙 신설과 관련해 타 부처 사례와 유사한 수준으로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 정부조직법 제7조 제4항에 따라 현재 7개 부에서 이러한 규칙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변은 “그러나 행안부의 주장은 경찰청의 특수성과 역사적 연원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며 “행정각부의 장은 각 소속청이나 부처를 통할하거나 지휘할 권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경찰청이 당시 내무부에서 외청으로 분리된 이유와 장관의 사무에서 치안이 삭제된 연원을 고려하면 행안부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행안부가 밝힌 바와 같이 ‘비대해진 경찰권에 대한 통제’는 절실하다”며 “다만 과거의 폐습을 타파한다는 명분으로 대통령→국무총리→행정안전부장관→경찰청장의 지휘라인을 구상할 것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민주적ㆍ외부적’인 통제를 구상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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