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이 8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답습적 선거업무 방식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기자회견 / 사진제공=공무원노조

이는 지난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전주시 동사무소 A팀장이 사전투표업무를 하고 나서 29일 사망한 바에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 서울본부, 경기본부, 인천본부 간부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공무원이 1일 평균 17시간 이상을 할애해야 하는 투표일이 무려 3일이었음에도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매우 낮았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며 “투개표 방식 등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선관위는 공무원노조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길 촉구하고,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5만 조합원의 선거사무 거부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연락에서 “공무원들은 새벽 4시부터 밤 7~8시 까지 이틀 연속 일하며 발생한 작은 실수도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선거업무를 수행한다”며 “투표업무를 경험한 공무원들은 이 업무가 어느 정도의 피로와 스트레스인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결국 잘못된 선거제도가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투표시간 단축을 포함해 선거제도 전면 개선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하루빨리 선거제도 개선 TF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며 “개선되지 않으면 공무원노조는 선거업무 전면 거부할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라미숙 전주시지부 지부장

고인이 소속된 전주시지부의 라미숙 지부장은 “재난이 닥칠 때마다 일상 업무에 더해 월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해 대책을 요구했지만, 과로사로 생을 마감하는 동료들이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최근 2년 동안 3명의 공무원들이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공무원노조 기자회견

라미숙 지부장은 “고인은 동지역 선거총괄 책임자로서 첫날 새벽 3~4시에 일어나 투표를 관리하다 투표함 인계할 때까지 근무해야 했고, 다음 날도 똑같이 교대 없이 이어졌다. 장시간 중압감이 더해져 사망에 이르렀다”며 “투표 시간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과로사는 반복될 것”이라며 울먹였다.

김종배 양평지부장

이어서 김종배 양평지부장은 “살인적인 선거사무 노동시간과 스트레스 등이 고인을 사망케 했고, 유가족들을 슬픔에 빠뜨렸다”며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누구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투표사무원 모두가 행복한 선거가 되도록 투표시작 시간은 9시로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무원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OECD 평균 이상 공무원 확충, 투표시간 9~18시 단축하고, 개표사무 포함 선거제도 개선, 고인의 순직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조창종 부위원장 등 공무원노와 선관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이날 공무원노조 조창종 부위원장 외 2명이 선관위 관계자 면담을 통해 선거사무 개선요구안을 전달했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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