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재벌 공화국’ 총수 일가 사익 편취…한진 조원태 소환 왜?
박상인 ‘재벌 공화국’ 총수 일가 사익 편취…한진 조원태 소환 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6.06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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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사례, 총수 일가 사익 편취의 대표적 유형은 재벌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2020년 호텔신라 첫 영업손실, 직원들 연봉 삭감 속에서 이부진 사장 연봉 증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벌 공화국’ 책에서 재벌 황제 경영 비판
경제학박자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제학박자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로리더] ‘재벌 감시자’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최근 발간한 ‘재벌 공화국’이라는 책에서 “재벌의 사익 편취와 재벌 총수 일가의 황제 경영”을 매섭게 꼬집었다.

박상인 교수는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운동본부장, 정책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시민사회단체에서 재벌 감시 및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펴낸 '재벌 공화국'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펴낸 '재벌 공화국'

경제학박사 박상인 교수는 <재벌 공화국>의 ‘재벌 공화국이 왜 나쁜가?’ 편에서 “경제력 집중은 결국 경제 권력을 낳고, 경제 권력이 된 재벌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근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재벌 총수 일가는 경제 권력을 이용해 사익 편취로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이를 불법 편법적 세습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몇 가지를 사례를 제시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그룹 세습 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라는 계열사 간 기업합병을 통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가 발생했다”며 “즉 총수 일가의 배당청구권이 높은 계열사의 주식 교환 비율을 더 유리하게 만듦으로써 다른 계열사 소수주주에게 귀속되어야 할 이익을 편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언론에서 부쩍 많이 보도되고 있는 사익 편취 유형은 총수 일가가 계열사 임원을 지나치게 많이 겸직하거나, 급여 및 퇴직금을 지나치게 높게 받아 가는 행위로, 이런 유형의 사익 편취는 해당 계열사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인 교수는 대한항공의 한진그룹을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2020년 보수는 전년 대비 40%가 늘어난 30억 9800억 원이었는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순환 휴직 등으로 대한항공 사원들의 급여가 평균 1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었다”고 비교했다.

한진 본사
한진 본사

또한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소환됐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호텔신라의 2020년 매출은 3조 1881억 원으로 44.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853억 원이었으나, 이 사장의 연봉은 급여 11억 840만 원과 상여금 37억 여원 등 모두 48억 9000여 만원으로 전년보다 52.6% 증가했다”며 “이에 반해 호텔신라 직원들의 연봉은 평균 15.3%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2020년도의 신라호텔과 이 사장의 연봉이 주목을 받은 것은, 호텔신라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기록해 직원들의 연봉은 삭감됐는데, CEO의 연봉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박상인 교수의 '재벌공화국'
박상인 교수의 '재벌공화국'

이와 함께 박상인 교수는 “지나치게 관대한 퇴직금도 계속 논란이다. 회삿돈 49억 원을 횡령해 실형을 선고받은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은 2020년에 퇴직금만으로 141억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허창수 GS 명예회장은 (2020년) 퇴직금 97억 원을 포함해 159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또 2019년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5개 계열사로부터 퇴직금 647억 원을 받았다.

박상인 교수는 “2018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455억 원의 보수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며 “재벌 총수들의 퇴직금이 이처럼 엄청난 것은 퇴직금 적립 배수가 높기 때문인데, 평사원의 경우 해마다 1개월 치 급여가 퇴직금으로 적립되는 반면에 총수들은 월평균 급여의 3~6배로 적립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웰스토리 사례처럼, 총수 일가 사익 편취의 대표적 유형은 재벌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를 통한 터널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인 교수는 “사익 편취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의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회사의 경우 30%, 비상장회사의 경우 20% 이상인 계열사로 한정됐다”며 “그런데 이런 규제 대상의 지정은 오히려 규제 회피할 유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HDC(현대산업개발) 그룹의 HDC아이콘트롤스는 규제 시행 이전에 총수가 51.1%의 지분율을 유지하다가, 규제 시행 직후인 2014년 7월에 계열사에 지분 6.99%를 처분해 44.1%로 지분을 감소시키고, 다시 2015년에 유증증자로 총수의 지분율을 44.1%에서 29.9%로 감소시킨 후에 회사를 상장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박상인 교수는 “이에 반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내부거래 규모는 1.9배(878억 원→1725억 원) 증가했으며, 내부거래 비중도 50~70%대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노션은 100% 총수 일가의 지분으로 설립된 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수 일가의 지분 매각(매각 후 지분율 29.9%) 및 상장(2015년 7월)을 통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교수는 “그러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내부거래 규모는 약 1.7배(1376억 원→2407억 원) 증가했으며, 내부거래 비중은 4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부터 50%를 초과했다”고 말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는 1982년 그룹 내 연수원의 급식 및 식음료 서비스업체에서 시작했는데, 사익 편취 규제의 도입 직전인 2013년에 물적 분할을 통해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가 됨으로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36~40%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전체 매출액(2017년 기준 1조 7300억 원)의 1/3 이상이 계열사와 수의계약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 기업 거버넌스의 유명무실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재벌 총수 일가는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간의 복잡한 출자관계를 이용해 황제 경영을 하고 있다”며 “이런 황제 경영이 가능한 것은, 총수 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기업 내부와 외부의 거버넌스 기제가 한국 재벌 체제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인 교수는 “지난 20년 간 도입된 사외이사제도, 이사회 의결권 범위 확대, 주주대표소송 등의 기업 거버넌스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업 거버넌스 기제의 작동을 위해서 재벌이 소유지배 구조 개혁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상인 교수는 “2020년판 공정거래백서에 의하면, 2020년 5월 기준으로 공시대상 55개 재벌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은 평균 3.6%에 불과하나, 계열사 지분, 비영리법인 지분, 자사주를 포함해 총수 일가가 사실상 행사하는 내부지분은 무려 57%에 달한다. 따라서 재별 계열사에 대한 적대적 M&A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인 교수는 “또한 주주대표소송이나 증권 집단소송 등의 소송제도는 도입되기는 했으나, 실제 소송이 이뤄지는 경우도 드물다”며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7년 사이에 법원 판결이 내려진 주주대표소송은 총 137건으로 1년에 6.5건에 불과하고, 137건 중에서도 상장회사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은 47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박상인 교수는 “소송에서 이겨도 보상이 주주들에게 직접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귀속되기에 주주대표소송을 할 유인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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