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음주운전ㆍ음주측정거부 반복한 운전자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왜?
헌재, 음주운전ㆍ음주측정거부 반복한 운전자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5.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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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음주운전 위반이나 음주측정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도로교통법(윤창호법)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음주운전 위반 또는 음주측정거부 전력이 1회 이상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또는 음주운전 위반 전력이 1회 이상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측정거부행위를 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한 사건이다.

헌법재판소(헌재)

A씨는 2007년 11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 2021년 7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함으로써 음주운전 금지규정 또는 음주측정거부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은 A씨 사건 재판 계속 중이던 2021년 12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제44조 제2을 1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B씨 2010년 5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런데 2021년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17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재판 진행 중에 위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을 했고, 대구지방법 포항지원은 지난 3월 B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C씨는 2009년 1월 음주측정거부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2016년 8월 음주운전죄 등으로 벌금 6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또 2019년 1월에는 음주운전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 2021년 9월 술에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은 C씨에 대한 재판 계속 중이던 20년 12월 위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원들은 위헌제청 이유에서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 또는 음주측정거부 전력을 가중요건으로 삼으면서 과거 위반 전력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위반 전력의 내용이나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음주운전 재범행위까지 가중처벌대상으로 하면서도 법정형의 하한을 지나치게 높게 정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5월 26일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전력이 1회 이상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제44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1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했다.

또 음주운전 위반 전력이 1회 이상 있는 사람이 음주측정거부를 한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및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각 ‘제44조 제1항을 1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2항을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심판대상조항은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의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거부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헌재는 “그런데 과거의 위반행위가 상당히 오래 전에 이루어져 그 이후 행해진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거부행위를 ‘교통법규에 대한 준법정신이나 안전의식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반규범적 행위’ 또는 ‘반복적으로 사회구성원에 대한 생명ㆍ신체 등을 위협하고 그 위험방지를 위한 경찰작용을 방해한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 이를 가중처벌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리고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재범인 후범에 대해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발견하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헌재는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의 시기 및 내용이나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또는 음주측정거부 당시의 음주 의심 정도와 발생한 위험 등을 고려할 때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재범행위까지도 법정형의 하한인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을 기준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거부행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결국에는 중한 형벌에 대한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기게 돼 범죄예방과 법질서 수호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위반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형벌의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과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과거 위반 전력 등과 관련해 아무런 제한도 두지 않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재범행위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형벌 본래의 기능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과도한 법정형을 정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

◆ 이선애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합헌’ 반대의견

이선애ㆍ문형배 재판관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40% 가량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단속된 전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분류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재범 음주운전자 또는 음주측정거부자를 엄히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음주운전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화된 규정이고, 반복되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가중처벌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봤다.

두 재판관은 “과거의 위반 전력이 상당히 오래 전에 발생한 것이라도 ‘윤창호 사건’에서 보듯 만취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일으킨 경우 또는 그러한 사고를 일으키고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와 같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재판관은 “그런데 그러한 전력을 가진 운전자가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거부행위를 해 교통안전을 해하고, 무고한 국민 일반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을 위협한 경우를, 초범 음주운전과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해서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법질서를 수호할 수 없다는 입법자의 평가가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재량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두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에는 징역형 외에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돼 있고, 구체적 사건에서 형의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법정형의 하한을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으로 정한 것이 위헌으로 선언될 정도로 비례성을 일탈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특히 도로교통법은 초범 음주측정거부행위도 법정형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보다 불법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가능성이 더 큰 재범 음주측정거부행위에 대해 법정형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한 것이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반복적인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주치료와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다른 추가적 행정 제재를 도입하는 것이 고려될 수 있으나, 음주운전의 발생 실태와 음주운전으로 인한 폐해의 심각성에 비추어 볼 때 형벌강화를 통해 반복적인 음주운전을 엄격히 차단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형벌의 강화를 선택한 입법자의 결단은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인 법정형의 결정에 있어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 의견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21년 11월 25일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를 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한 바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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