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공화국’ 박상인 “이재용 캐시카우…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역대급”
‘재벌공화국’ 박상인 “이재용 캐시카우…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역대급”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5.23 15: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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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박사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벌공화국’ 발간

[로리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삼성웰스토리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고발하며 “역대급 일감 몰아주기가 삼성 이재용 일가의 안정적인 배당을 보장하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벌 공화국>이라는 책을 발간한 박상인 교수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더 이상 평등하지 않고, ‘유전무죄’ 또는 ‘재벌무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재벌 총수 일가 관련 재판에서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인 교수는 “오히려 재벌 총수 일가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법관이 우리나라의 최고위 법관으로 승진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의 지배’가 무너진 것은 비단 사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박상인 교수는 “입법부와 행정부 역시 재벌들에 의해 포획돼 재벌이나 총수 일가를 위한 법이 만들어지고 또 이들에게 편파적으로 법규를 적용하고 있다”고 봤다.

경제학 박사인 박상인 교수는 “한국의 재벌 총수 일가라는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경제 권력’이 돼 버렸고, 이는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펴낸 <재벌 공화국>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펴낸 <재벌 공화국>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재벌 공화국>에서 파헤친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실태는 공정위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 2700만원을 부과한 사건이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부당지원행위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의 과장금 규모이며, 삼성전자에 부과된 과징금 1012억 원은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최대인 사건이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를 세밀하게 다루며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재벌 세습을 조명했다.

박상인 교수는 “재벌 세습 과정에서 종자기업의 기업가치를 키우거나 캐시카우(Cash cow)로 활용하기 위해서 일감 몰아주기가 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캐시카우는 돈벌이가 확실히 되는 사업이나 상품을 말한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상인 교수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세습 과정에서 SK C&C,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세습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 등의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듯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세습 과정에서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로 일감 몰아주기로 활용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인 교수는 “그런데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부문(삼성웰스토리)에 대한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지원 행위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로, 삼성에버랜드의 FC(Food Culture) 사업부가 2013년 12월 물적 분할돼 설립된 삼성에버랜드의 100% 자회사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웰스토리를 물적 분할한 것은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도입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에 삼성웰스토리는 통합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정지웅 변호사, 경실련 윤순철 사무총장, 경실련 재벌개혁운동본부장과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br>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정지웅 변호사, 경실련 윤순철 사무총장, 경실련 재벌개혁운동본부장과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삼성웰스토리 관련 최지성 전 미전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에버랜드 FC 사업부가 삼성 계열사 사내식당에 제공하는 급식 물량 100%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 받는 방식을 통해 성장하면서 삼성에버랜드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의혹은 상당기간 지속됐다”며 “그런데 2012년 10월 이후 삼성에버랜드(삼성웰스토리)가 제공하는 급식 품질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급증함에 따라, 삼성에버랜드는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식재료비를 추가 투입하게 됐고, 그 결과 이윤율이 급감하게 됐다”고 적었다.

박상인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개입 하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는 2013년 이후 식재료비 마진율을 25% 보전하는 조건과 동종업계 단가제 제약 방식에는 없는 위탁수수료 지급 등의 거래조건이 포함된 ‘급식단가 계약구조 변경안’을 확정했고, 이런 조건에 따라 2013년 이후 2019년까지 자신들의 급식거래 물량 100%를 삼성웰스토리에 위탁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은 과거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로, 인사 권한을 토대로 계열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총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전담하는 조직이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웰스토리는 비경쟁 방식의 내부거래를 통해 현저한 규모의 물량을 파격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함으로써, 상위 11개 급식 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3.1%) 보다 매우 높은 영업이익율(15.5%)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br>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교수는 “삼성웰스토리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총 영업이익 4859억 원은 같은 기간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 합계액의 39.5%에 달한다”고 적었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웰스토리는 부당지원 행위를 통해 높아진 경쟁여건과 내부시장의 안정적 이익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단체급식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1위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했고, 2013년을 기점으로 2014년부터 웰스토리가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개 경쟁 사업자들의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상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 미래전략실 개입 하에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게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준 삼성 4개사(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총 2349억 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 1700만 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 5700만 원, 삼성전기 105억 1100만 원, 삼성SDI 43억 6900만 원, 삼성웰스토리 959억 7300만 원이 부과됐다.

당시 5개사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적발한 부당지원행위 사건 집행 이래 최대 규모이며, 삼성전자에 부과된 과징금 1012억 원은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최대였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게”라고 본 이유는,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2012년 말 삼성웰스토리(당시 에버랜드)가 제공하는 급식 품질에 대한 삼성전자 직원들의 불만이 급증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웰스토리는 식재료비를 추가 투입했고, 이로 인해 웰스토리의 직접이익률은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급감하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자, 미전실은 2012년 10월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고, 최지성 미전실장은 웰스토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계약구조 변경안(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 지급, 물가ㆍ임금인상율 자동 반영)을 2013년 2월 보고 받고 이를 최종 확정했다.

당시 삼성웰스토리가 이부진 사장(당시 에버랜드 전략사장, 이재용 동생)에게 보고한 문건 등에 따르면, 당시 미전실이 개입해 마련한 계약구조 변경안은 웰스토리의 기존 이익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박상인 교수는 “삼성에버랜드의 사업 부문 중 계열사와 대규모 거래를 통해 안정적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문은 삼성웰스토리가 사실상 유일했는데, 부당지원 행위를 통해 확보한 삼성웰스토리의 수익을 바탕으로, 삼성에버랜드는 바이오, 패션 등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2011년 4월부터 2015년 8월 사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총 5457억 원을 출자했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br>
경실련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삼성웰스토리의 역대급 일감 몰아주기는 삼성 이재용 일가에 안정적인 배당을 주었고,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때 제일모직의 고평가된 합병 비율을 합리화하는 빌미가 됐다”고 말했따.

박상인 교수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던 삼성물산은 웰스토리가 벌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총 2758억 원)으로 수취했다”고 적었다.

박상인 교수는 “또한 제일모직이 합병을 앞두고 2015년 5월경 삼성 회계법인 등에 의뢰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당가치를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제일모직의 전체 영업가치 14조 3611억 원에서 삼성바이오 부문(삼바)이 8조 5643억원(59.6%), 삼성웰스토리 부문이 2조 7860억원(19.4%), 패션 부문이 1조 5079억원(10.5%)으로 이들 3개 부문이 전체 영업가치의 약 90%를 차지했다”며 “따라서 삼성웰스토리 부문의 가치(2조 7860억원)가 피합병회사 삼성물산의 가치(약 3조원)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게 평가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합병 이후에도 삼성웰스토리는 대규모 자금 수요와 배당 확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계속했다”고 한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펴낸 <재벌 공화국>

한편,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웰스토로 부당지우너행위에 대한 과징금 건과 관련해 2021년 5월 12일 동의의결 절차를 신청했다. 신청인들이 제시한 시정방안은 2000억 원 규모였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 전원회의는 2021년 5월 26일과 6월 2일 두 차례 열렸고, 공정위는 2일 신청인들의 신청내용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삼성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상인 교수는 “그러나 최종 (과징금) 제재 결정이 나오기까지 3주가 더 걸렸다”며 “결국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에 대해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으나, 형사처벌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전실장을 고발 조치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박상인 교수는 “공정위 조사에 불응해도 고발당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8년 5월에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의 경쟁 입찰 중단을 지시했음이 확인됐으나, (공정위) 소환 조사에 불응한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고발 조치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박상인 교수는 “또한 역대급 일감 몰아주기가 삼성 이재용 일가에 안정적인 배당을 보장하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때 고평가된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합리화하는 빌미가 됐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와 이재용 경영권 승계 사이에 관련성은 없다고 방어막을 쳤다”고 봤다.

박상인 교수는 “백번 양보해도, 경영권 승계와의 관련성이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은 비합리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상인 교수는 “만약 논란에 휩싸인 기업집단이 삼성이 아니고, 이재용 승계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없었다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 공정위 전원회의가 이런 결론을 내렸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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