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랜드로버 차량 ‘잠금 현상’에 아기 갇히는 사고 가족에 위자료
법원, 랜드로버 차량 ‘잠금 현상’에 아기 갇히는 사고 가족에 위자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5.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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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차량의 ‘잠금 현상’으로 아기가 차량 안에 홀로 갇히는 사고에 대해 법원이 제조상결함을 인정해 수입자동차 판매회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여)는 2019년 7월 생후 14개월 된 아들을 자신의 수입차 랜드로버 뒷자석 카시트에 태우고 서울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을 방문했다.

차를 주차한 A씨는 차량 스마트키와 아들을 안에 두고 문을 닫고 하차해 트렁크를 열어 유모차를 꺼낸 다음 다시 차량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차량 문이 잠겨 열리지 않아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문을 열기까지 A씨의 아들은 약 30분 동안 혼자 차 안에 갇히는 ‘잠김’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스마트키가 차량의 내부에 있었음에도 갑자기 도어락이 자동으로 잠겨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게 돼 사고가 발생했다”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수입한 차량의 결함으로 인해 원고들은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됐다”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A씨는 “자신에게 2000만 원, 남편에게 1000만 원, 아들에게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김재은 판사는 최근 A씨 가족 3명이 수입차 판매업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1가단5103986)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김재은 판사는 “이 차량의 잠금장치에는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제조상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사고가 차량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피고의 입증이 없는 이상,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물책임이 있는 제조업자인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은 판사는 “잠김 현상 당시 스마트키는 차량 안에 있었고, 운전자가 차량 밖에 있는 상황에서 잠김 현상이 발생했으므로, 운전자가 차량의 잠김 현상에 인위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운전자 등이 인위적으로 도어락 버튼을 작동하지 않더라도, 스마트기의 작동 또는 이른바 ‘발진 잠금기능’(주행 중 자동 잠금)과 같은 전자적 방식을 통해 자동으로 잠금이 이루어지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김재은 판사는 “사고 당시 차량의 운전자가 인위적으로 스마트기 또는 도어락 버튼을 조작하지 않았고, 차량이 전자적으로 작동하는 자동 감김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자동차의 구조와 기능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 사고는 피고 측의 배타적 지배영역에서 발생했다”고 봤다.

김재은 판사는 “이 차량은 운전자가 인위적으로 잠금 기능을 작동하거나 또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 이상 자동차 문이 잠기지 않도록 설계돼 제조되었고, 운전자가 관여하지 않은 주차 중 차량 잠김 현상은 예상치 못한 비정상적인 작동의 결과이므로, 이는 어떠한 과실이 개입돼 발생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 사고는 차량 내 남아 있던 아기가 도어락 버튼을 작동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재은 판사는 “아기의 당시 연령, 발육상태, 카시트의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아기가 도어락 버튼을 작동시킬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아기가 도어락 버튼을 작동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사고가 차량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해배상범위에 대해 김재은 판사는 “사고 발생 경위 및 결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및 지속시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제조물책임에 따른 위자료 액수로 원고 A에게 200만원, 남편과 아기에게는 각 100만원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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