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신종철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공정’ 구성을 위한 국회법이 발의돼 주목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3일 ▲국회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를 매개로 자신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고, ▲법사위가 특정 직역의 이익에 기울지 않도록 하는 등 법사위 구성과 관련해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채이배 국회의원
채이배 국회의원

국회 법사위는 법원, 검찰, 헌법재판소, 감사원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이들 기관의 예산ㆍ결산을 심의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ㆍ개정하며,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감사 권한을 지닌다.

따라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국회의원이 법사위원이 된다면 그 지위를 이용해 검찰이나 법원 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위험이 있다는 게 채이배 의원의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본인이나 배우자ㆍ직계존비속이 직접 관련된 의원은, 법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사건이 걸려 있으면 법사위로 가라’는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개정안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이해충돌 방지 필요성은 어느 상임위원회에나 있지만, 특히 법사위 소관기관은 다른 상임위의 소관기관과 달리 특정한 개별 사건을 다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한층 강력한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개정안은 전체 법사위원 중 변호사 자격 보유자의 비율이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변호사 직역과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법사위 소관이기 때문에, 법사위원의 대다수가 변호사라면 ‘셀프 입법’으로 인한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채이배 의원의 시각이다.

채 의원은 “게다가 법률의 제ㆍ개정은 본질적으로 사회의 민감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를 이루는 과정인데,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를 도출한 법안도 법사위가 한 번 더 심사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사회적 이해관계 조정에 특정한 집단의 목소리가 과도하게 반영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의원은 “균일한 집단은 개혁이 더디기 마련이다. 법조인 일색의 법사위 구성은 사법제도의 개선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자정기능을 상실한데다가 외부로부터의 제도개혁마저 더딘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의 공동발의에는 권은희, 김삼화, 김중로, 노웅래, 민병두, 박찬대, 오세정, 이동섭, 이철희, 천정배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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