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4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삼성으로부터 억대의 자문료를 받은 것과 관련해 “삼성 자문위원이 아니라, 노동계를 상대할 목적으로 영입된 삼성장학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진=임종성 의원 블로그)
4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진=임종성 의원 블로그)

임종성 의원은 특히 “이정식 후보자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삼성 핵심 계열사들로부터 억대의 자문료를 받아왔는데, 인사청문회까지 끝까지 숨기려 했다”며 질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이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인사청문 위원인 임종성 민주당 국회의원은 “후보자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올해 4월 14일까지 삼성전자의 자문위원으로 재직했다”며 “후보자가 환노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일반기업 고문역, 자문역 등으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후보자는 ‘삼성전자 자문그룹 자문위원(비상근, 월 200만원) 등으로 활동했고, 자문위원으로 재직한 1년 7개월 동안 매월 200만원씩 총 38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고 답했다’ 맞죠”라고 물었다.

이에 이정식 후보자는 “맞다”고 답했다.

임종성 의원이 공개한 자료

임종성 의원은 “그런데 국세청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후보자가 삼성전자 외에 삼성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상당한 금액의 자문료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4개월 동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그리고 삼성물산에서 총 2100여만원읠 자문료를 수령했다. 추가로 삼성경제연구소로 알려진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도 2741만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고 공개했다.

삼성생명

임종성 의원은 “(후보자는) 2021년에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에서 약 6400여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인정하죠”라고 말하자, 이정식 후보자는 “예”라고 인정했다.

임종성 의원은 “즉 1년 7개월 동안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으로부터 총 1억 1300만원의 자문료와 용역비 등을 받았다”며 “(후보자가 제출한) 답변자료에 있는 3800만원(삼성전자 자문료)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된다”고 지적했다.

임종성 의원이 공개한 자료

임종성 국회의원은 그러면서 “후보자가 삼성 계열사로부터 받은 자문료의 지급처를 숨기고, 또 자문료를 축소해 국회에 보고한 것은, 삼성그룹과 후보자 간의 관계를 최대한 축소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임종성 의원은 또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퇴직 후 삼성전자 노사관계 자문그룹 자문위원으로 취업하기 전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직무관련성 심사서류”라며 PPT로 자료를 공개했다.

임 의원은 “취업 예정 확인서를 보면 삼성전자에 자문위원으로 취업할 예정이고, 급여로는 연 6000만 원을 받을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은 “두 가지 사실이 확인된다. 후보자가 이미 연 6000만 원 수준의 자문료가 지급되는 사실을 한참 전에 알았다는 것이고, 그리고 취업승인은 삼성전자에서만 받았는데, 자문료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 3곳에서 받았다”며 “이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명백해 보인다. 이에 대해 잘못된 것을 인정하냐”고 추궁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는 이종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 사진=임종성 의원 블로그

이에 이정식 후보자는 “그 부분은 위원님 지적대로”라고 수긍했다. 이정식 후보자는 다만 “처음에 (삼성전자와 자문료 매월) 500만 원으로 하기로 했는데 계약할 때 2곳(삼성생명, 삼성물산)이 추가됐다. 삼성전자로 취업승인을 받았는데, 같은 (자문) 내용으로 해서 (삼성생명, 삼성물산에서는 취업승인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청문회 준비하면서 보니까 이것도 취업 심사 대상이라고 해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임종성 의원은 “후보자 유리한 쪽으로만 답변하려고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인사청문 위원인 임종성 국회의원은 “이 모든 상황들을 종합하면 후보자는 장관으로 지명되기 직전까지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로부터 억대의 자문료를 받아왔고, 또 그 사실을 청문회에서 끝까지 숨기려 한 정황이 명백하다”고 질타하며 “이 정도면 후보자가 삼성 자문위원이 아니라, 노동계를 상대할 목적으로 영입된 삼성장학생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데, 인정하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정식 후보자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정식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임종성 민주당 의원 / 사진=임종성 의원 블로그

임종성 의원은 “이처럼 후보자의 최근 활동을 보면 재벌과 노동자 사이에서 노동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 또 노동자들의 권익을 제대로 지키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혹평했다.

임종성 의원은 “후보자가 삼성으로부터 매년 수천만원의 자문료를 받던 바로 그 기간에 자문위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겠다”며 “삼성은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법에 의해 설립된 노동조합이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은 노사협의회와 임금협상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으로 무노조 경영에 준하는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종성 의원은 “바로 어제도 국회 앞에서 삼성의 4개의 노조와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함께 삼성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노조 죽이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임종성 의원은 “결국 후보자가 삼성 자문위원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에 삼성전자의 노사관계가 좋아지기는커녕 악화돼 왔고, 또 어찌 보면 지금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 후보자는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자문위원으로 어떤 역할을 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정식 후보자는 “위원님이 잘하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은 삼성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로망으로 알고 있다. 많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서 했지만 실패했는데, 문재인 정부 시기에 (삼성에) 많은 노조들이 생겼다. 이번 기회야말로 노사관계가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한국노총에서도 한 번 도와주시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임종성 의원은 “후보자가 (환노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보면 노사상생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중장기적 노사관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고 했다. 현안 업무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답변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임종성 의원은 “당장 눈 앞에서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중장기적 노사관계 발전 방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냐”며 “집에 불이 나서 집이 불타고 있는데, 산불예방 종합대책 구축하겠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넌센스도 이런 넌센스가 없다”고 질타했다.

질의하는 임종성 의원과 답변하는 이정식 후보자 / 사진=임종성 의원 블로그

1분 추가 발언시간을 얻은 임종성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분쟁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노동자의 권익향상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 바로 고용노동부”라면서 “장관으로 취임하고 나서도 노사관계나, 고용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에만 몰두하지 말고, 노동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분쟁에 대해서 강 건너 불구경 할 건지, 아니면 노사관계를 위해서 열심히 일할 것인지 답변하라”고 질의했다.

이정식 후보자는 “위원님 말씀대로 열심히 하겠다. 어떤 경우가 있어도 노동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임종성 의원은 끝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노동현장 제대로 살피라”고 당부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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