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KT가 주주총회에 박종욱 공동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는데, 의결권 자문사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리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KT 광화문 신사옥
KT 광화문 신사옥

KT는 3월 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으로는 박종욱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이 상정됐다. 임기는 1년이다.

박종욱 후보는 ▲2014년 KT IT전략본부장, 상무 ▲2015~2019 KT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장, 부사장 ▲2020~2021 KT 경영기획부문장, 부사장/사장 ▲2022년 1월 KT안전보건총괄/경영기획부문장(겸직), 사장을 맡고 있다.

KT이사회는 박종욱 사내이사 추천 사유에 대해 “박종욱 후보자는 KT 내 현장과 기획부서의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30년 경력의 KT 전략분야 전문가로, 현 CEO와 함께 DIGICO KT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적으로 이끈 KT 전략실행의 핵심임원”이라고 밝혔다.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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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또한 박종욱 후보는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명확한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이익개선에 기반한 주주환원을 실현하는 등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사회는 “박종욱 후보는 2020년 사내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2년 동안 사내이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KT 내부통제 시스템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KT이사회는 “박종욱 후보는 최근 위기관리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KT 안전보건총괄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돼 안전 보건 중시 경영환경 변화를 이끌 최적의 임원으로, 향후 KT의 안정적 성장을 책임 질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발언하는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br>
발언하는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의 판단은 KT이사회의 평가와 달랐다.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 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3월 23일 ‘KT(케이티)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리포트’를 내놓으며 KT 박종욱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박종욱 후보는 2014~2017년 회사 자금으로 국회의원에 대한 소위 ‘쪼개기 후원’ 행위를 한 혐의로 2021년 11월 약식기소 됐고, 지난 1월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가 인정돼 각 5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박종욱 후보는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민변 김남근 변호사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br>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민변 김남근 변호사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한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한 KT는 같은 혐의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고, 최근 SEC와 350만 달러의 과태료, 280만 달러의 추징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연구소는 “비록 국내에서 형사재판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KT가 미국 SEC와 과태료 및 추징금 납부에 합의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회사는 혐의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는 이사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며 “박종욱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나, 유죄를 인정한 약식명령이 있었고, KT도 미국 SEC와 총 630만 달러에 달하는 과태료 및 추징금을 내기로 합의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혐의사실은 상당히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이에, 동 행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박종욱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 김남근 변호사 등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br>

한편, 경제개혁연대,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약탈경제반대행동, 참여연대, KT민주동지회, KT새노조, 한국노총은 3월 28일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KT 주주행동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KT 박종욱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국민연금에 박종욱 사내이사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또한 KT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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