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화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에 대해 “탁월한 경영 역량”을 평가하며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의결권 자문사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

먼저 (주)한화는 오는 3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데, 사내이사로 김동관 후보자를 선임하는 안건 등을 상정했다. 임기는 2년이다.

한화 이사회는 김동관 후보자를 사내이사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한화 전략부문장으로서 신사업 발굴 추진, 경영혁신을 통한 성과창출 등 탁월한 경영 역량을 보여 사내이사로 선임 추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의 판단은 달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2일 ‘한화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리포트’를 내놓으며, 김동관 후보자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 과다 겸직”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한화는 김동관 후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며 “김동관 후보는 한화그룹 동일인 김승연의 장남으로, 현재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 및 쎄트렉아이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이사로서의 충실의무 내지 선관주의의무 이행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에 반대를 권고하고 있으며, 지배주주 일가의 일원이 계열회사 다수에서 이사를 겸직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특히 상근 대표이사의 경우 다른 비상근 이사에 비해 보다 높은 책임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겸직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이사가 다른 회사의 등기이사를 2개 초과해 겸직하는 경우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편, 김동관 후보와 형제들이 100% 보유했던 한화S&C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로 전체 매출 중 상당 부분이 한화그룹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통한 것이었다”며 “한화S&C의 총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55%에서 2018년 80%까지 확대되었고, 2005년 말 순자산 80억원이었던 회사는 2016년 말 자본총계가 약 9500억원에 이르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지배주주 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한화S&C의 급성장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 제기되었고, 이에 한화S&C는 2017년 10월 회사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분할하고, 2018년 8월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이 합병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규제의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하지만 김동관 후보는 과거 한화그룹 계열사가 동원된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수혜자”라며 “회사의 사업기회를 지배주주 등에게 넘겨 손실을 입힌 의사결정 과정에 찬성한 경력이 있거나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 일가의 이사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따라서 과도한 겸직과 사업기회유용 의혹 등으로 이사로서의 충실한 임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김동관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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