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류경표 한진칼 사장의 사내이사 반대 의견이 나왔다.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물러났던 조현민 전 한진그룹 부사장을 전무로 기습 채용한 게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주인기 사외이사 선임 반대,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 반대, 신성환 사외이사 선임 반대 의견도 제시했다. 이사회 결의에 지배주주 우호지분 확보에 대한 찬성 이력으로 독립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서다.

한진 본사

한진칼은 오는 3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진칼은 사외이사 주인기, 주순식, 신성환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또한 류경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한진칼 이사회는 류경표 후보자 추천 이유에 대해 “류경표 사내이사 후보는 공인회계사로서 한진그룹 경영조정실, 대한항공 재무본부, 인하대학교 사무처장, 에스오일 부사장 및 한진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30여년 간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 경험을 축척한 전문 경영인”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한진 대표이사로서 경영관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특히 재무건전성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며 “또한 한진그룹 구조조정위원회 등 15년 이상의 그룹 전략 및 경영관리 업무 경험과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당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향후 코로나19의 장기화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도 경영 리스크를 신속히 판단하고 적시성을 갖춘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해 한진칼이 항공산업 재편 지원 및 그룹사 사업구조 개선 등 지주사로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천했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의 판단은 달랐다.

좋은기업연구소는 16일 ‘한진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리포트’를 내놓으며 이들 후보자들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 한진칼 사장 류경표 사내이사 선임 반대

한진칼 이사회는 이번 정기총회에 류경표 한진칼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류경표 후보는 1990년 한진그룹에 입사해 대한항공, 인하대학교 등을 거쳐, 2015년 한진 재무총괄로 재직했고, 2018~2022년 한진의 대표이사 겸 경영관리 총괄을 맡았다. 2022년 1월 한진칼 사장으로 임명됐고,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법령이나 정관, 윤리강령 등을 중대하게 위반한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하고 있고, 충실의무 내지 선관주의의무 이행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한공

좋은기업연구소는 “류경표 후보는 한진의 대표이사였던 2019년 6월 소위 ‘물컵 갑질’을 비롯해, 지배주주 일가의 각종 비위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났던 조현민 전 한진그룹 부사장을 14개월 만에 다시 전무로 채용해 경영에 복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연구소는 “그러나 당시 조현민의 복귀는 공론화 과정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고,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조원태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포섭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또한, 조현민이 각종 비위행위로 인해 기업가치 및 주가에 큰 악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 개선이나 재발방지 대책 없이 또다시 지배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주요 임원으로 복귀하는 것은 기업가치에 반한다는 비판이 컸다”고 전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류경표 후보는 당시 한진의 대표이사이므로, 임원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였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류경표 후보는 대표이사로서 충실의무나 선관주의의무를 다해 회사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을 하지 않고, 사실상 지배주주 일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현민을 주요 임원으로 복귀시켰다”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이러한 이력에 비추어 볼 때, 류경표 후보는 사내이사로서 충실의무 내지 선관주의의무 이행에 중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류경표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한진 본사

◆ 한진칼 주인기 사외이사 선임 반대

한진칼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통해 주인기 후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주인기 후보는 2019년 3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돼 3년간 활동했고,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 되고자 한다.

주인기 후보는 한국회계학회 회장, 한국경영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 회계사연맹 회장, GS건설 사외이사, 국제회계사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진칼은 2020년 1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을 조달했고, 산업은행은 약 10.7%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며 “당시 한진칼이 제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목적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 및 항공산업 구조 개편이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연구소는 “그러나 당시 KCGIㆍ조현아ㆍ반도건설(3자 연합)이 주주연합을 구성해 지배주주인 조원태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이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점은 당시 기준으로 약 7개월여 후인 2021년 6월로 예정돼 있었다”며 “따라서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급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실질적으로 조원태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더 크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결과적으로 조원태는 우호지분인 산업은행 덕분에 2021년 정기 주총에서 3자연합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에 관한 주주제안을 부결시키고,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좋은기업재배구조연구소는 회사나 일반주주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는 사안을 이사회에서 찬성한 이사에 대해서는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좋은기업연구소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필요보다는,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더욱 컸다고 판단된다”며 “나아가 이를 통해 지배주주가 주주제안을 부결시키고 경영권을 확고히 유지했던 만큼, 매우 중대한 사안이었다”고 판단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그러면서 “주인기 후보는 당시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계약 체결 승인의 건’에 찬성했다”며 “‘지배주주의 우호지분 확보’와 같이 중대한 문제성 사안에 대해 이사회 결의에서 찬성하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서 별다른 감독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에 비추어 볼 때, 주인기 후보는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 한진칼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 안건 반대

한진칼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통해 주순식 후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주순식 후보는 2019년 3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됐고,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 되고자 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주순식 후보 역시 주인기 후보와 동일한 반대 사유가 존재한다”며 “이에 주순식 후보에 대해서는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주순식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정책개발기획단장, 공정위 독점국장/소비자보호국장, 공정위 시장감시본부장/소비자본부장, 공정위 상임위원으로 재직했다. 2009년~2020년 사이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했다.

◆ 한진칼 신성환 사외이사 선임 안건 반대

한진칼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통해 신성환 후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신성환 후보는 2019년 3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됐고, 이번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 되고자 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신성환 후보 역시 주인기 후보와 동일한 반대 사유가 존재한다”며 “이에, 신성환 후보에 대해서는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신성환 후보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 기금운용평가단장, 한국금융연구원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경제포럼(WEF) 전문위원, 현대카드 사외이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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