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소송대리인 되려는 변호사는 수용자 ‘일반접견’ 합헌…재판관 위헌 우세
헌재, 소송대리인 되려는 변호사는 수용자 ‘일반접견’ 합헌…재판관 위헌 우세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3.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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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교도소 내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수용자와 접견할 수 있는 예외 대상의 범위에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 사건에서 재판관 4인이 합헌의견을, 재판관 5인이 위헌의견을 표시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헌법소원 인용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 6인에 미달해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각돼 ‘합헌’ 결정이 났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교도소에 수용 중인 B씨는 다른 수용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관련해 A변호사에게 소송대리인이 돼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서신을 받은 A변호사는 원조교도소장에게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접견실에서 B씨를 접견하겠다는 취지의 소송대리인 접견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불허됐다. 결국 A변호사는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접견실에서 B씨와 일반접견을 했다.

변호사접견은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곳에서 1시간 동안 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접견은 접촉차단시설(투명유리)이 있는 곳에서 30분 동안 가능하다.

이에 A변호사는 2018년 10월 소송사건 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소송대리인 접견신청을 불허한 근거법령인 옛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8조 제4항 제2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58조(접견) ④항 “수용자의 접견은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하게 한다”, 제2호 “다만, 수용자가 소송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와 접견하는 경우로서 교정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A변호사는 “심판대상조항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인 청구인이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일반접견의 형태로 수용자를 접견하도록 해, 소송사건의 수임단계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며 업무를 진행할 수 없게 함으로써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24일 A변호사가 옛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8조 제4항 제2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유남석, 이종석,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기각(합헌) 의견>

4명의 재판관들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수용자 접견의 주된 목적은 소송대리인 선임 여부를 확정하는 것이고, 소송준비와 소송대리 등 소송에 관한 직무활동은 소송대리인 선임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소송대리인 선임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단계에서는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접견하더라도 접견 목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의사소통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수용자가 소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을 소송대리인 변호사의 접견과 같은 형태로 허용한다면 소송제기 의사가 진지하지 않은 수용자가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경우 형사소송의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이나 소송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와 비교해 지위, 역할, 접견의 필요성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접견제도의 운영에 있어 이들과 달리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4명의 재판관들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경우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수용자와 접견하도록 돼 있어 다소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선임 여부의 의사를 확인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 할 수 없고, 접견 외 여러 방법을 통해 수용자의 의사를 확인할 길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가 크지 않은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공익은 청구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중대하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제한과 공익목적의 달성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변호사인 청구인의 업무를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의 인용(위헌) 의견>

5명의 재판관들은 “수용자가 변호사를 소송사건의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단계는 소송사건의 재판을 준비하는 출발점에 해당하므로, 이 단계에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물적 조건을 제공받고, 소송사건 수임에 대해 소송의 상대방 내지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비밀유지가 보장될 필요성이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경우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수용자를 접견하도록 함으로써 충분한 의사소통 및 소송사건 수임의 비밀유지를 제약해 수용자는 적시에 효율적인 권리구제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고, 변호사는 그 직무인 소송사건의 수임을 위한 업무활동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소송사건의 대리인으로 선임되는 단계에서 당사자인 수용자를 접견할 때 기초적인 사실관계나 선임 의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소송사건의 청구 요건, 향후 재판진행 절차, 소요되는 비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용자와 충분히 상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며, 소송사건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거나 사실관계, 법리 등의 파악이 어려운 사건도 있을 수 있고, 숫자, 도표, 법조문 등 구체적인 사항과 관련해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소송대리인 선임단계에서 필요한 의사소통의 정도가 언제나 낮을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수용자가 제기하려는 민사소송 등은 수용 중 발생한 사건에 관한 것이거나, 교정시설의 장의 조치 기타 자신이 받은 처우에 대해 국가 또는 교정시설을 상대로 한 소송일 가능성이 있는데,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가 접촉차단시설로 인해 직접 수용자에게 서류를 건네줄 수 없어 문서 송부나 반입을 하게 될 경우 교정시설의 검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소송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교정시설 관련자에게 수용자의 소송수임자료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될 수 있어 비밀유지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수용자가 소 제기 자체를 포기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접견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5명의 재판관들은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접견할 수 있는 예외규정이 있으나, 취지와 요건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와의 접견을 보장하기 위한 것과 상이하고, 접견 이외에 서신 수수나 전화통화 등의 방법도 서로 대면하는 접견에 비해 소송사건 수임단계에서 필요한 의사소통으로서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도 원칙적으로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장소에서 접견하도록 하되, 교정시설의 규율 및 질서 유지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접견하도록 제한함으로써 변호사접견이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경우 일률적으로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수용자와 접견하도록 돼 있어 수용자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에 제약을 받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가 큰 반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소송대리인이 되려고 하는 변호사라 하더라도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수용자를 접견하도록 예외를 규정함으로써 보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제한과 공익목적의 달성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변호사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 결정의 의의

헌법재판소는 “교도소 내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수용자를 접견할 수 있는 예외 대상에 소송사건의 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만 규정하고, 소송사건의 대리인이 되려는 변호사는 포함하지 않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변호사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재판관 4인이 기각의견을, 재판관 5인이 인용의견을 표시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다수이기는 하나,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헌법소원 인용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 미달해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각으로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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