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ㆍ박종욱ㆍ강국현 범법자가 KT경영…국민연금, 사내이사 해임안 상정”

[로리더] KT새노동조합 오주헌 위원장은 “KT 사내이사 3명인 구현모 대표이사, 박종욱 대표이사, 강국현 사장은 범법자가 됐다. 범죄자가 KT를 경영하는 꼴”이라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KT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해임안건을 상정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참여연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한국노총, KT새노조,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마트노조는 2월 25일 서울시청 앞 더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집사 국민연금, 문제기업에 대한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행동원칙을 규정한 자율규범을 말한다. 시민사회단체는 국민연금을 국민집사(Steward)라고 부른다.

참여연대 김은정 사회경제국장, 마트노조 김성익 사무처장,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 민주노총 박상미 대외협력국장, 황혁 조직쟁의국장

기자회견 자리에서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지난주에 생소한 소식이 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KT에 630만 달러나 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한국증권거래위원회도 아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KT에 과징금을 부과했는지,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을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오주헌 위원장은 “우리나라 기업 중에 10여개 기업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돼 있다. KT는 민영화 과정에서 주식 30% 정도를 미국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그래서 (KT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회계부정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KT에 630만 달러(한화 약 7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이 사건은 아시다시피 2014년부터 KT가 불법적으로 ‘상품권깡’을 통해 현금을 마련하고, 임원들 명의로 국회의원들 99명에게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며 “그래서 KT새노조가 2017년 말 고발을 했고, 제가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KT새노조에 따르면 2014년~2017년 사이 KT경영진이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4억여원을 임원들에게 쪼개서 나누어주고, 이를 국회의원 99명에게 정치후원금으로 제공한 사건이다.

오주헌 노조위원장은 “아시다시피 지난 1월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KT 전현직 임원 8명이 횡령 등의 혐의로 벌금 1000만원~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며 “그 사건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알려지고, 거기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이게 단순한 사건이 아닌 게, 기업은 원칙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없다. 그래서 임원들 개인 명의로 (정치후원금을 제공) 한 것인데, 그 핵심 당사자들이 지금 KT경영진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오주헌 KT새노조위원장은 그러면서 “구현모 대표이사, 박종욱 공동대표, 강국현 사장 세분이 KT 사내이사다. 사내이사 3명 모두 이번에 범법자가 된 것이다. 범죄자가 KT를 경영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과 관련해 구현모 대표이사는 벌금 1500만원, 박종욱 대표이사 벌금 1000만원, 강국현 사장도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오주헌 위원장은 “저희 KT새노조에서는 KT 이사회에 끊임없이 지적하고, 구현모 대표를 선임하지 말 것부터 요구했다”며 “(그러나) 재작년 주주총회에서 KT 구현모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말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그런데, 저희가 국민연금에 분명히 요구했다. 불법행위로 인해서 KT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다. KT 구현모 대표 선임에 대해서 (국민연금이) 반대할 것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은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찬성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오늘 이 사태에 대해서 (국민연금은 KT 최대주주로서) 책임이 있는 것이다. 묵인하거나 방조한 게 아니고, 적극적으로 찬성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주헌 위원장은 “그리고 나머지 (박종욱, 강국현) 2명의 사내이사 작년에 선임됐다. 국민연금 역시 사내이사 2명 모두 찬성했다”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을 때였다. 그걸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이렇듯 국민연금은 말로는 책임경영을 한다고 하면서 (KT 사내이사 구성에) 전혀 어떠한 행동도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다”며 “저희들이 (국민연금에)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단 한 차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게 국민연금이 말하는 주주행동인지 의문이 든다”고 국민연금을 직격했다.

국민연금을 규찬하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 참석한 참여연대 김은정 사회경제국장

오주헌 위원장은 “3월 말경에 KT 주주총회(주총)가 있을 것이다. (KT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늦었다고 할 것이 아니고, KT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오주헌 위원장은 “그리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KT 과징금 630만 달러는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됐는데, 이것에 관련된 전현직 임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KT 제1대주주 국민연금이 나서서 해야 한다. 1대주주가 행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KT가 변화고 바뀌겠습니까”라면서 “다시 한 번 요청한다. 이번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대표이사 해임 안건과 사내이사 해임안건 그리고 관련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KT새노동조합(위원장 오주헌)은 지난 2월 22일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KT새노조는 ▲미SEC 과징금 630만 달러를 관련 임원에게 구상권 청구할 것 ▲이사회에 횡령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내이사 3인 자격정지를 요구할 것 ▲주주총회 긴급안건으로 KT대표이사 해임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KT새노조는 “국민연금의 직접적인 요구에도 KT이사회가 이를 무시할 경우 주주대표소송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제시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액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경영진(이사, 감사 등)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 이미현 팀장은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호 등을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 이미현 팀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br> —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 이미현 팀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재계 눈치 보기로 오너리스크 기업 불법행위 방관하는 국민연금은 각성하라”

“국민연금은 문제 기업, 사고 다발기업 중점기업으로 지정하고 대표소송 개시하라”

“대표소송은 오너리스크 기업 불법행위의 최소한의 견제장치다. 국민연금은 문제 기업에 대해 대표소송 제기하라”

“국민연금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국민 노후 재산 수탁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