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세아베스틸 홈페이지 캡처
사진출처=세아베스틸 홈페이지 캡처

[로리더] 철강 회사인 세아베스틸에서 3년 전 노동자 A(30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최근 고인의 부모와 가족들이 한 언론사에 A씨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24일 MBC에 따르면 A씨는 계약직으로 입사를 해서 정규직이 됐고, 승진까지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자신이 왜 죽음으로까지 내몰렸는지, 25분 분량의 영상과 유서를 남겼다.

A씨가 남긴 해당 영상과 유서에는 상사들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괴롭힘의 구체적인 기록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12년 6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제강팀 야유회 사진과 영상 속에 등장하는 9명의 남성 중 2명만 옷을 입고 있고, A씨를 비롯해 7명은 옷을 입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

그리고 6년이 지난 2018년 11월 25일 A씨는 금강 하구의 한 공터에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차안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는 25분 분량의 영상과 유서가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유서에서 입사한 직후 B씨가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괴롭힘을 저질렀다고 지목하고, 낱낱이 조사해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후 회사측이 노무법인에 의뢰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A씨의 유서 내용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고,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심지어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부서 야유회에서 찍었던 나체 사진을 회사 컴퓨터에 보관하고, 신입 사원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회사측은 관련자들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이라는 경징계를 내렸다. 

MBC는 "가해자들은 정직 기간이 끝난 뒤 복귀해 지금도 버젓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며 "심지어 고인의 장례식장에서까지 막말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죽음이 직장내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맞다고 인정했고, 유족들은 B씨 등을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A씨의 유족들은 최근 검찰에 재조사를 해 달라며 항고장을 내고,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이다. 

한편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3년 전 사건이 보도된 이후 박준두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이사가 자진 사퇴했다. 

김철희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퇴했다. 많은 분들께 안타까움과 실망을 드리게 되어 송구하다”며 "인사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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