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리더]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사측에 항의하기 위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시작했다.

삼성웰스토리(사장 한승환)가 2021년 역대 최대 매출 성과를 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960억원을 납부하느라, 직원들이 성과인센티브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대외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25일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전광판 시위를 기획한 것에 대해 “회사가 최대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직원들과 상관없는 배당금으로 인해 공정위의 과징금을 내게 돼 OPI(성과금)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 것에 불만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그로 인해 블라인드 앱에서 개인적인 불만만 얘기하던 것이 오픈 카톡방을 통해 직원들이 하나의 뜻으로 모아지게 됐다”며 “그것은 트럭시위나 1인시위로 회사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트럭시위는 삼성웰스토리 노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웰스토리 일반 사우들이 뭉쳐 직접 의견 표출에 나선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삼성생명 서초사옥 사이 도리에 전광판을 실은 1톤 트럭 한 대가 도착했다. 이 트럭은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한 돈으로 준비했다.

트럭에는 삼성웰스토리 직원일동 명의로 “웰스토리는 죽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로서 삼성계열사의 모든 급식을 도맡아서 운영하는 음식 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6월 삼성 미래전략실 개입 하에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게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서초사옥 사이 도로에 등장한 삼성웰스토리 시위 트럭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 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 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 1100만원, 삼성SDI 43억 6900만원, 그리고 삼성웰스토리 959억 7300만원 규모였다.

그런데 삼성웰스토리가 받은 960억원의 과징금으로 인해 엉뚱하게 사원들에게 성과인센티브 미지급이라는 불똥으로 튀고 있어 사원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회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녹스포탈’을 통해 2021년 최대 실적이라고 올렸고, 특히 한승환 사장이 ‘지갑이 두둑해졌으면 좋겠다’는 영상도 있어 직원들은 연초에 받게 되는 성과상여금(OPI)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커졌다고 한다.

직원들은 “그런데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회사에 대한 분노가 차올랐다”고 분개했다. 2021년 사상 최고 매출인데 성과상여금이 0%라는 노일호 부사장의 게시물 때문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삼성웰스토리가 창립한 이래로 2021년 매출에서 최대 실적을 찍었다. 그것도 부사장인 노일호 인사팀장이 사내 방송에서 얘기를 하니까 다들 기대하고 있던 차에, 공정위 과징금으로 인해서 OPI가 미지급되게 됐다고 하니까 직원들이 엄청 들고 일어섰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 앞에 등장한 트럭은 전광판을 통해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의 메시지를 상영했다.

“배당금은 총수일가 주머니로! 과징금은 직원들 주머니에서”

“책임은 직원에게! 혜택은 임원들이”

이날 트럭시위 전 직원들은 “배당금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해도, 배당금을 과하게 책정해 회사에 이익이 났을 때 배당금을 과하게 주면서, 저희한테 주는 성과급은 계속 줄였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과징금을 내느라, 저희 성과급이 없다고 한다”며 허탈해 한 대목과 맞닿는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광판에는 “(삼성 이재용) 오너일가의 캐시카우는 이제 그만! 직원들의 피와 땀 이용한 사익편취도 제발 그만!”이라는 주장도 상여됐다.

캐시카우(cash cow)는 계속적으로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사업부문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삼성 계열회사와의 급식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내ㆍ외부 경영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매년 약 1조 1000억원의 매출과 1000억원 수준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수익성이 발군인 숨겨진 알짜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직원들은 트럭 전광판을 통해 “성과급 제외하면 급여는 최저시급 알바 수준. 사상 최대 성과, 사상 최저 성과급 0%. 성과급 지급 기준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직원들은 “삼성웰스토리가 ‘삼성’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고액연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매우 다르다”며 “초봉 2000만원 대를 시작으로 매년 연봉 인상이 평균 2%다. 5년을 근무하든 10년을 근무하든 월급여 250만원을 받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그저 고객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선물’ 하는 마음으로 최저시급의 급여를 받으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근무하는 우리에게는 그래서 상여금의 의미가 무엇보다 크다”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직원들은 전광판을 통해 “남은 급식 잔식 먹어가며 달성한 급식업체 1위, 역대 최대 매출, 최대 실적 알고 보니 그저 (삼성 이재용) 총수일가 캐시카우”라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매년 늘어나는 업무량에 지치고 실적을 만들 수 없는 현장에서 어떻게든 이뤄내고자 고객들이 먹고 남은 ‘잔식’을 먹으며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이재용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자금창출원으로 활용했다고 공정위가 밝혔으며, 삼성웰스토리가 배당금을 100% 지급한 모기업인 삼성물산이 과징금을 문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으며, 이재용의 자금창출원으로 사용된 삼성웰스토리의 직원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었으며, 이를 개선해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투명한 회사의 운영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특히 “최전선에서 땀 흘리며 근무하는 우리 동료들에게 과징금으로 인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OPI 상여금을 주지 않고, 과징금 문제를 마치 사우들의 잘못으로 인한 처벌인 것 마냥 책임 전가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럭 전광판에는 “삼성웰스토로,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0…직원들 ‘부글부글’ 왜?”라는 글귀도 나왔다.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이날 기자와의 연락에서 “회사가 OPI(성과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 지급 기준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기를 바란다”며 “또한 물가상승률과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고려한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직원들은 “현재 임금인상 1.5%라는 소문이 있는데 현실이 되지 않기를 걱정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률에도 못 미치고 건강보험료 인상률에도 못 미치다보니, 저연차 현장직원들은 매년 임금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직원들은 또 “무엇보다 우리의 노력을 회사가 거대한 힘으로 억누르지 않고, 진정으로 애사심을 느끼게 해주는 ‘삼성웰스토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삼성웰스토리 “올해 성과는 예년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

앞서 성과인센티브(OPI)와 관련해 본지는 1월 21일 삼성웰스토리에 입장을 물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웰스토리의 인센티브는 크게 2가지로, 목표 달성 인센티브(TAI)와 초과 성과 인센티브(OPI)가 있다”며 “2021년의 경우 목표 달성 인센티브는 상반기ㆍ하반기 2회 지급되었고, 연말에 특별 인센티브 또한 지급됐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웰스토리는 “다만, 성과 인센티브는 지급되지 못했는데, 이는 2021년 약 960억원에 달하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인해 성과 인센티브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직원들과 경영진 모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특히 “올해 성과에 대해서는 예년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자가 웰스토리 직원들에게 확인하니 OPI(성과급)는 연봉 기준으로 받는데, 개인 계약연봉의 6% 수준이라고 했다.

삼성웰스토리 사우들이 모금해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삼성웰스토리 트럭 전광판 시위 관심 보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한편, 전광판을 실은 트럭이 도착하자 삼성전자 안전요원이 나와 트럭기사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시위를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 지켜봤는데, 안전요원은 트럭기사에게 주정차 단속 카메라와 먼 곳에서 주차하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전광판 시위가 진행되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직원들이 나와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 직원은 기자에게도 어느 신문사에서 나왔는지를 물었다. ‘로리더 기자’라고 하자, 그 직원은 “며칠 전 로리더에서 보도한 삼성웰스토리 기사를 봤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서초사옥 사이에서 전광판 시위를 벌인 트럭은 오후 1시 이후에 강남역 일대를 돌았고, 이후 방송사들이 밀집한 상암동 미디어타운으로 이동하며 삼성웰스토리의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25일 시작된 트럭시위는 2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 직원은 “다행히 많은 시민들이 트럭 전광판을 관심있게 지켜봐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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