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전호일 “김명수 대법원장 부당해고 철회, 김형두 사퇴하라”

[로리더] 법원공무원 출신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17일 법원행정처의 보안관리대원 계약기간 만료 ‘해고통보’와 관련해 “인권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담당자인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는 사퇴를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법원 비정규직 공무원의 부당해고 철회하고, 부당해고 자행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퇴진하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전국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17일 법원 내 비정규직인 임기제 보안관리대원 한 명이 ‘계약기간 만료’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는 ‘근무기간 만료 통지’라고 쓰인 종이 한 장을 내미는 것으로 해고의 절차를 끝내 버렸다”고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투쟁사를 위해 참석한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법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호일 위원장은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곳이 바로 법원”이라며 “사회적 약자나 자기의 억울함, 분함을 호소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법원”이라고 말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그래서 법원은 우리 국민의 인권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법원에서 비정규직 공무원 노동자에 대해서 해고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공무원노조가 2018년 설립신고를 하고, 이후에 법원본부는 2018년 법원행정처와 교섭을 진행했다”며 “많은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지만,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법원 내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단순히 합의문에 글자 몇 자를 적어 넣었던 것이 아니라, 법원본부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많은 언론, 기자, 카메라 앞에서 서로 공동선언을 했다”며 “법원 내 비정규직을 없애겠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무직 노동자 역시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합의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3월 2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설립신고 이후, 법원행정처(처장 조재연 대법관)는 최초로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와 단체협상을 진행해 2019년 3월 27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당시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협약식 후 악수하고 있다.

특히 이날 단체교섭 체결식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법원 내 비정규직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별정직 보안관리대원, 전문임기제 속기사, 일반임기제 가사조사관 등의 신분상 지위와 처우개선을 위한 법원ㆍ조합 공동선언’을 대ㆍ내외적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법원본부와 법원행정처 / 왼쪽 앞줄 두번째에 전호일 법원공무원이 있다.

양측은 “법원에는 별정직 보안관리대원, 전문임기제 속기사, 일반임기제 가사조사관 등 법원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처우 받는 직원들이 있다”며 “법원행정처는 법원본부와 단체교섭을 통해 이들의 신분상 지위와 처우 개선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 사회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던 게 바로 2018년 대정부 교섭의 내용이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그 첫 단체교섭 이행이 10년 간 비정규직이었던 법원보안관리대가 우선은 5년으로 줄어들면서 그 분들의 신분 안정을 위해서 하나씩 이행해 나갔다. 앞으로 그 5년이 3년이 되고, 2년이 되고, 1년이 되고, 그러다가 채용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고, 그 당시 합의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그러나 (법원행정처가) 이행하는 과정, 그 이후에 채용하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며 “5년 임기제로 채용하면서 1년짜리, 2년짜리 비정규직을 계속적으로 양산했고, 급기야는 계약기간이 끝날 때 아무런 이유나 설명 없이 해고통보를, 다시 계약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면서 “법원답지 못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왜 그래야만 됐는가? 설명조차도 없다”며 “우리가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것의 가장 핵심적인 것은 비정규직이라는 제도가 반인권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은 “노동자는 노동자로서의 자기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 활동할 수 있고,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싸워왔던 역사였다‘며 ”비정규직 제도는 그것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반인권적인 악마가 만들어낸 가장 악랄한 제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 법원본부 김희준 전주지부장,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제도) 그 분은 ‘재계약’이 올 때마다 항상 가슴 졸여야 했고, 그리고 상급자에 대해서 눈치를 봐야만 했고, 자기가 올바르게 복무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가장 많은 한계점을 갖게 하는 그런 악랄한 제도”라고 말했다.

전호일 위원장은 “그러나 법원에서 비정규직 (보안관리대원) 공무원에 대해서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했다”며 “이것은 2018년도 우리가 맺었던 단체협약의 분명한 위반 사안이고, 대법원에서 벌어져야 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질타했다.

법원공무원 출신인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 당시 (법원행정처와 법원본부가) 단체협약을 맺고 나서 저희와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훌륭한 협약을 만들어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는 지금 이런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