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국회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한국당이 차지했다. 법사위원장을 확보한 한국당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법원 및 헌법재판소, 법무부, 검찰, 법제처, 감사원 등의 사무에 관한 사항을 담당한다. 특히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서 상정된 법안이 법률적으로 위배되는 점은 없는지 검토한다. 상임위가 제출한 개정안 등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법사위원장이 제동을 걸면 법사위에 묶여 본회의에 올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법제사법위원회가 타 상임위원회 위에 군림하고 있다거나, 법사위원장은 국회 내 ‘상원’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이에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천정배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은 12일 “자유한국당에 법사위원장을 내주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법사위원장을 맡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개혁입법 작업에 제동을 걸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정치 9단’ 평가를 받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은 “법사위의 문제가 아니라 악법 중의 악법인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지 않고, 법사위를 탓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의원은 “국회 원구성 과정에서 법사위 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저는 3대(국회 18대, 19대, 20대)에 걸쳐 법사위 위원을 하고 있고, 이번에도 (민주평화당 의원 중) 아무도 지원을 하지 않아서 제가 하겠다고 지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제18대, 19대,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을 해온 박지원 의원은 법원ㆍ헌법재판소와 법무부 및 검찰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치밀한 자료준비와 날카로운 추궁으로 답변에 나선 기관장들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물론 국회 인사청문회 특위위원으로서도 톡톡한 역할을 해왔다.

박 의원은 “저는 법사위원장이 그렇게 중요한지 새삼 깜짝 놀랐다”며 “지금 법사위가 타 상임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은 법사위의 문제가 아니라 악법 중의 악법인 국회선진화법이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근본적으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지 않고, 법사위를 탓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박지원 의원은 “흔히 ‘법사위에서는 체계 자구심사만 하지, 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법을 문제 삼느냐’하는 비판도 하지만, 제가 법사위원을 하면서 수십 차례, 특히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잘못된 법안이 통과되어서 법사위에서 고쳐진 경우가 많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법사위 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이 개혁에 과연 한국당이 응해줄지 모르겠다”며 “매번 국회가 열릴 때마다 법사위 문제가 거론됐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무엇보다 20대 후반기 국회에서는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로비 등에 의한 잘못된 법안이 법사위에 상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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