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 금지 합헌…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헌재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 금지 합헌…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2.01.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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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선거일 당일에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봐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사전선거운동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가 아니라,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가 직접적으로 문제된 첫 번째 사건이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A씨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선거일 당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범죄사실로 2016년 7월 1심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는데, A씨는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2018년 3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심판 대상 조항은 옛 공직선거법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 “선거일에 투표마감시각 전까지 선거운동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2021년 12월 23일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의 의견으로 “선거일에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는 옛 공직선거법 제254조 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을 허용할 경우 무분별한 선거운동으로 인해 선거일 당일의 평온이 유지되지 않고 유권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이 사건 처벌조항은 정당한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선거일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 무분별한 문자메시지 등으로 경쟁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 등이 이어질 경우, 유권자가 선거일 당일에 평온과 냉정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헌재는 “온라인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경우 대면 방식의 선거운동에 비해 전파의 규모가 크고 속도도 대단히 빠르므로 파급력이나 유권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헌재는 “또한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은 시간적 특수성으로 유권자의 판단에 불가역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일 당일의 무제한적 선거운동으로 후보자에 대한 비난이나 반박이 이어질 경우 왜곡된 사실이나 주장을 바로잡을 수 없어 혼란이 발생하기 쉽다”고 짚었다.

헌재는 “우리의 선거문화를 고려하더라도 선거운동기간 제한을 폐지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여전하고, 이러한 경쟁의 장기화는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헌재는 “선거운동방법이 점차 다양화돼 이를 일일이 규율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포괄적인 규제조항을 두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처벌조항은 선거일의 선거운동을 금지해 유권자가 평온한 상태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거운동의 과열 및 그로 인한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에 대한 방해를 방지한다”며 “반면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기간은 선거일 0시부터 투표마감시각 전까지로 하루도 채 되지 않고 선거일 전일까지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운동이 보장되며 선거기간 개시일 이전에도 일정한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처벌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러면서 “이상과 같은 이유로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위헌의견

이들 재판관들은 “처벌조항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후보자를 알릴 기회뿐만 아니라 선거일 전일에 제기된 경쟁 후보자 측의 의혹 제기 등에 반박할 기회가 전면 차단됨으로써 유권자로 하여금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통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나아가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의 송수신,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된 현실에서, 선거일 당일에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한다고 해서 기회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진다거나 선거운동의 혼탁 등이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선거일 전일에 제기된 의혹이나 비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권자의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보장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선거운동에 대한 일정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규제는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며 “그럼에도 처벌조항은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세심한 고려 없이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면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또 “우리의 선거문화가 선거일 당일의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의 전송 등으로 말미암아 유권자의 의사결정이 방해될 정도로 성숙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4명의 재판관들은 “처벌조항이 선거일 당일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선거의 공정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반면, 선거일 선거운동이 전면적으로 금지됨으로써 제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결코 작지 않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특히 일반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경우 오히려 유권자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투표 참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이상과 같은 이유로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의견을 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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