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코로나19의 창궐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몰고왔다. 비대면으로의 전환과 거리두기로 인해 전통적인 산업군은 위기를 맞고 있고, 쿠팡과 같은 새로운 기업은 기업집단에 등장할 정도로 급성장 했다. 이러한 경제환경의 변화는 기업들에게도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예외적 상황에서 시중에 풀려있는 막대한 유동성은 신규 기업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지만, 경제환경이 급변할 경우 또다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일수록 기업들의 결합부채비율(금융회사 제외 및 비연결대상회사와 관련된 계열사간 출자 제거)을 검토해 이들의 재무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신중한 접근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경개연)는 국내 경제에서 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이들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파악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2009년부터 각 기업집단의 지분구조와 연결재무제표를 활용해 추정한 결합재무비율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2019~2020년 분석대상 기업집단의 결합부채비율 분포 및 명단]

자료=경제개혁연대
자료=경제개혁연대

지난 20일 경개연은 2019, 2020 회계연도의 결합부채비율과 결합이자보상배율을 중심으로 기업집단의 재무현황을 분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신규로 진입한 기업집단이 많아 분석대상 기업집단은 2017년 55개, 2018년 54개에서 2019년 59개 2020년 65개로 10개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집단의 결합부채비율 계산은 개별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을 계산한 후 이를 평균하는 방법과 개별 기업집단의 부채합계를 자본합계로 나누어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진행됐다.

첫번째 방법을 적용할 경우 2019년 196.96%, 2020년 210.18%의 결합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어 2018년 163.08%에 비해 결합부채비율이 다시 상승했다. 2019년 리스회계기준 개정으로 인해 리스부채가 증가한 것이 기업집단의 부채비율 증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두번째 방법을 적용하면 2019년 109.01%, 2020년 114.96%로 2018년 102.12%에 비해 상승했으나 단순평균 계산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으며, 이는 규모가 큰 상위기업집단의 영향력 때문으로 상위 5위의 기업집단이 기업집단 전체 부채의 54%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부채비율이 전체 기업집단 부채비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결합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집단은 2018년 12개로 전체 기업집단의 22%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25개로 증가해 전체 기업집단의 38%가 결합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결합부채비율 3회 이상 200% 초과 기업집단 분포]

자료=경제개혁연대
자료=경제개혁연대

보고서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결합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기업집단은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 부영, SM, 코오롱, 태영, 하이트진로, 한라, 한진, 한화 12개 기업집단이다"고 밝혔다.

이 중 결합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집단 중 단순부채비율과의 괴리가 5년 평균 100%p를 넘어 정보이용에 주의를 요하는 기업집단은 금호아시아나, 두산, 부영, SM, 하이트진로, 한라, 한진, 한화 8개 기업집단으로 나타났고, 코오롱과 태영은 100%p에는 미달하나 이에 근접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을 자본이 아니라 부채로 반영하는 경우 금호아시아나와 HMM 은 자본잠식으로 전환되며, 대우조선해양의 결합부채비율은 530%, 한진그룹의 결합부채비율은 90% 증가하는 등, 신종자본증권이 있는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보다 더 주의가 요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합부채비율 3회 이상 200% 초과 기업집단의 결합부채비율과 단순부채비율 격차]

자료=경제개혁연대
자료=경제개혁연대

보고서는 또 "2020년에 신규로 기업집단에 포함된 쿠팡과 중앙의 경우 재무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부실위험이 높은 만큼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기업들의 건전성에 대해서도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보고서에서는 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들이 구조조정 및 부실기업집단의 퇴출로 인해 재무비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2020년에는 리스기준서의 도입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결합재무비율이 다시 예전에 구조조정 시기로 회귀하고 있으며, 신규기업집단의 재무비율이 양호하지 않은 경우도 나타나는 등, 어느때보다 주의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개연은 "굳이 결합재무비율을 계산해보지 않더라도 정보이용자들이 이러한 위험을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공정위의 공시사항에 연결 관련 재무비율을 포함하는 등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업집단들도 지배구조의 개선과 투명한 공시를 통해 적시에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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