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출신 양정숙 국회의원
변호사 출신 양정숙 국회의원

[로리더] SKT,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장악한 국내 이동통신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 시장을 통신 3사 자회사가 싹쓸이 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 알뜰폰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를 흔히 '알뜰폰 사업자'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이동통신사업자(SKT, KT, LG유플러스)로부터 설비를 임대해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뜰폰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과점시장인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유효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하지만 통신 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 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점령하면서 알뜰폰 사업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알뜰폰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윈회 양정숙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말 현재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휴대폰회선 점유율이 4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양정숙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말 현재 국내 알뜰폰 가입자수는 총 999만 1000명에 달해 전체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가입자 중 IoT(사물인터넷)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휴대폰회선 가입자만을 놓고 보면, 2021년 3월 606만 5000명에서 10월말 현재 596민 8000명으로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이처럼 휴대폰회선 가입자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통신 3사 자회사 가입자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자료=양정숙 의원실 제공.
자료=양정숙 의원실 제공.

통신 3사 자회사의 휴대폰회선 가입자수는 2021년 3월 222만 7000명에서 10월말 현재 297만 5000명으로 20만명이상 크게 늘어났고, 시장점유율도 45.7%에서 49.9%까지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를 놓고 볼 때 12월을 기점으로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통신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통신 자회사에게 등록조건으로 부여돼 있는 시장 점유율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통신 3사 자회사 등록조건에는 알뜰폰 시장을 50% 이상 점유할 수 없지만, 통신 자회사들이 돈이 안 되는 IoT가입자 보다는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가입자 유치에 치중하면서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등록조건 부여 당시와 달리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IoT 회선이 가파르게 증가해 현행 시장 점유율 산정방식으로는 통신 자회사 점유율이 사실상 50%에 도달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료=양정숙 의원실 제공.
자료=양정숙 의원실 제공.

이런 사실은 IoT가입자를 포함한 알뜰폰 전체 가입자 대비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3월 32.6%에서 10월말 현재 32.0%로 줄어든 반면  IoT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휴대폰회선 가입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45.7%에서 49.9% 크게 증가한 통계 수치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또한 통신 자회사의 점유율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규제가 마련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자회사들의 과열 경쟁이 심화되는 등 제도 개선 논의 이후 오히려 시장 혼탁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의 신속한 정책 수립 및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호사 출신인 양정숙 의원은 "통신 3사 자회사들이 수익이 되는 휴대폰회선 가입자 유치에 주력하면서 결국 시장 점유율이 50% 수준에 이르렀다"며 "알뜰폰 시장을 왜곡하고, 통신 자회사들의 브레이크 없는 시장점유를 막기 위해서라도 시장점유율을 50%로 제한하고,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을 즉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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