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에 반기 든 노조 "강제 동의 사례 속출"
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에 반기 든 노조 "강제 동의 사례 속출"
  • 김상영 기자
  • 승인 2021.12.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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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인사제도 변경 강제 동의, 노동부가 삼성전자 관리감독하라!"
-회사의 인사제도 동의 강요 압박에 현장 '부글부글' 끓어...상급자들 동의 강요
-노조 "인사팀 매일 수차례 동의 요구 메일 발송, 2-3차례 의무참석 설명회"
-"여전히 노동조합의 인사제도 비판 입장 배포마저 금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불법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하고 '준법감시위원회' 세웠지만 위법 사례 넘쳐나
사진=삼성전자 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삼성전자 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로리더] "최근 삼성전자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놓았고 직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개편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원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회사는 계속 동의를 강요한다."

12월 16일 삼성전자 직원으로 보이는 청원인 A씨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DS부문 **전자의 인사개편 강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인사제도 개편안의 부당함을 이 같이 적었다.

A씨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에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연봉 상승률이 개편 전보다 낮아질 우려가 크고, 개편안의 책정 방식 공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이어 "개편안 자체 내용이 '~을 하겠다'만 있고 부작용에 대한 대처 방안이 미흡하다"며 "이러한 사안들을 포함한 여러 의문을 제기했지만 먼저 동의를 받고 나중에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유리한 변경일 경우 따로 동의를 받지 않고 진행해도 상관없다"며 "따라서 이번 개편안에는 무언가 직원들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된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A씨는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에 의하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회사의 인사제도 개편안의 부당함을 거듭 제기했다.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A씨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해당 글을 올린 날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삼성전자 노조)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한 없는 인사제도 동의를 강요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인사제도 변경(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장 노동자 과반 이상의 동의 요구를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의사에 대한 회사측의 강요나 강제가 없어야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발표한 '경쟁심화·상호견제'인사제도(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해 전국 현장에서 상급자들의 동의 강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가 회사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만 강변하고 있다는 것.

이어 "현재 노동조합과 사내 게시판에 신고된 동의 강요 사례가 매일이 속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전국의 현장에서 부서장, 팀장들이 동의서에 서명하라며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고, 부서장들은 부서 내에서 비동의 인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니고 있다"고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그러면서 "회사는 인사제도 변경 동의 서명 기간조차 정해놓지 않은 채로, 마치 스팸메일 보내듯이 매일 3~4차례 인사팀에서 서명을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동의를 압박하는 이메일을 발송하고 있다"며 "심지어 서명서는 오로지 동의만 있을 뿐, 비동의를 서명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노조에 따르면 평택캠퍼스1 사무동에서는 '설명은 나중에 해줄테니 동의서를 나눠주며 일단 서명하라'고 동의를 강요했고, GCS에서는 '부서장이 한 명씩 데리고 나가서 면담을 하고 동의 서명하지 않으면 못나가게 했다' 등 수많은 동의 강요 사례가 신고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노동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요구하며 "삼성그룹이 지난 시기 불법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준법감시위원회'까지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여전히 위법 사례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삼성이 무노조경영의 '올드 삼성'이 아니라 헌법을 준수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있어서 위법 사례가 없는 '뉴 삼성'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자료=삼성전자 노동조합 제공.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인사제도 자체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는 것다. 회사에서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해서 실리콘밸리식 인사제도를 참고해서 수평적인 사내 관계를 지향하고 능력 중심적이며 '뉴삼성'을 지향하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미국 대부분의 IT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과평가와 임금을 연동시키는 성과주의 임금제도를 폐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IT기업들은 성과 평가를 통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기업의 목표를 직원들에게 알려주고, 동시에 직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평가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와는 반대로 삼성전자는 부서장과 팀장의 직원들의 성과평가와 연봉 및 승진(승격)을 연결짓는 권한을 강화해서 직원들 사이에 그저 경쟁을 심화시키고 견제를 강화하는 효과만 내는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본지는 삼성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담당부서와 전화통화를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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