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사법시험 일부 부활’ 발언에 대해 “로스쿨 도입 취지를 간과하고, 로스쿨제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사법시험 부활’ 발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법시험도 일부 부활했으면 좋겠다”면서 “로스쿨은 그냥 두고 일부만 사법시험을 해서 중고등학교를 못 나온 사람도 실력이 있으면 변호사 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사시)이 폐지됐다. 현재는 법조인이 되려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야 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서울변호사회는 “지난 54년간 법조인을 배출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사법시험은 법조직역의 획일화와 폐쇄화를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처럼 폐쇄적이고 불합리한 법조인 배출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국민적 합의를 거쳐 2009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다”고 말했다.

서울변회는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일각에서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고착화시키는 악의적인 프레임 공격이 지속됐다”며 “객관적 사실이 아닌 편견에 기댄 부당한 공격은 법조계 전반에 걸친 불신을 야기하고 선후배 법조인 사이에서의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했다”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로스쿨 제도 시행 이후 13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로스쿨 제도를 폄하하는 주장과 편견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며 “지난 2016년에는 사법시험 존치를 목적으로 구성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조인 양성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에서 조차, 로스쿨의 순기능을 확인하고 검토 끝에 사법시험 존치 의견을 뒤집은 바 있다”고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금까지 가장 많이 언급된 편견은 ‘사법시험은 신분 상승의 사다리이고, 로스쿨은 금수저들만 가는 곳’이라는 루머”라며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지난해 물가를 기준으로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비용을 구체적으로 산출할 경우, 변호사시험은 1억 9250만원이 소요되는데 반해, 사법시험은 3억 2590만원에 달한다”며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단 3%의 수험생만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4년제 대졸 미만 학력자들의 경우, 마지막 10년간의 사법시험 합격자 중 단 5명인데 반해, 최근 9년간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에서는 53명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로스쿨 제도는 적극적으로 기회의 평등을 보장한다. 최근 4년간 매년 평균 2323명(19.36%)의 로스쿨 재학생이 전액 장학금을 받았고, 학기별 약 2000명(33%)의 로스쿨 재학생이 등록금 50% 이상의 장학금을 받았다”며 “전체 재학생의 3분의 1은 절반 이상의 학비를 면제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변회는 “로스쿨 입시에서도 신체적ㆍ경제적ㆍ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특별전형이 보장된다”며 “로스쿨 제도는 공고했던 법조계 진입장벽을 허물고 기회의 평등을 제공함으로써, 다양성을 갖춘 법조 인력을 양성하는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일각에서는 ‘현대판 음서제’라고 비난하고, 로스쿨 입시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지만 사실무근”이라며 “전국 25개 로스쿨은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입학생을 선발하고, 외부위원을 참여시키는 등 공정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선거 때마다 구태하게 반복되는 ‘사법시험 존치’ 카드는 시대에 역행한다”며 “대선 캠프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출신과 계층에 상관없이 실력과 노력만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합리적 제도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진정한 ‘개천의 용’은 장기간의 수험생활을 강요하는 사법시험 제도가 아닌 폭넓은 장학제도를 보장하는 로스쿨을 통해 배출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변호사회는 “이미 법조계에서는 사법시험 폐지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지 오래고, 더 이상 사법시험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나 대립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시점에, 정치권에서 다시금 사법시험 부활론을 꺼내 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불필요한 갈등만을 조장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앞으로는 로스쿨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아울러 로스쿨 도입 당시 약속했던 것과 같이 과열된 법조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유사직역을 단계적으로 통폐합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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