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e스포츠 혹은 게임은 ‘유해놀이’나 적어도 공부에 방해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부라면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법조인’들이 e스포츠 대회를 벌써 2회째 개최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e스포츠동호회(회장 김진우)는 지난 7일 강남역 이너스 PC방에서 제2회 서울지방변호사회장배 e스포츠대회를 진행했다.

e스포츠법 동호회는 국내 최대 e스포츠 관련 변호사 단체로 총 70여명의 변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e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국내 유일 법조인 단체다.

이번 대회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2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개최됐으며, e스포츠 대회 참가를 희망한 변호사는 총 60여명에 달한다.

지난 6월 초부터 스타크래프트1, 위닝일레븐, LoL, 오버워치과 같은 인기 e스포츠 게임 대회 예선이 진행되었고, 열띤 승부 끝에 최종적으로 각 종목별 결승전이 이날 개최됐다.

대회를 후원한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e스포츠를 통한 법조화합의 초석이 놓이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고 축사했다.

e스포츠 대회 행사를 총괄 주관한 박대영 변호사(e스포츠동호회 부회장)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결선을 녹화해 온라인(https://www.twitch.tv/lawesoprts21)으로 공개했다.

오버워치를 담당한 강정한 변호사는 “무엇보다 박진감 넘치는 해설이 웬만한 e스포츠 정식 방송 중계보다도 뛰어나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특히 e스포츠법동호회의 권만수 변호사는 “위닝일레븐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진행해야 하는 등 다른 e스포츠보다 준비할 사안이 많은 데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대영 변호사(e스포츠법 동호회 부회장)는 “지난 1회 대회 때 스타크래프트, 위닝일레븐 등 과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게임 위주로 선정했다면, 이번에는 오버워치를 추가해 폭을 늘렸다”며 “향후 대회부터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베틀 그라운드 등 새로운 게임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2연패를 거둔 최경환 변호사, 위닝일레븐 2연패를 거둔 권만수 변호사가 눈길을 끌었다.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 회장도 이재옥 변호사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단체전 우승을 얻어 화제를 모았다. 한국법조인협회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조인단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오버워치, LoL처럼 5~6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함께 참가하는 단체전이 활기를 띈 점이 이채로웠고, 상대적으로 e스포츠 행사에는 적은 여성 변호사도 오버워치 결승전에 참가해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었다.

e스포츠 동호회장인 김진우 변호사에 따르면 2017년 제1회 대회 때부터 e스포츠법 동호회는 “e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들에게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평소에도 동호회 sns를 통해 e스포츠 소식 등을 공유하며 즐기다가 이런 대회를 통해 서로 만나 그간 쌓아온 실력을 겨룬다는 것이다.

e스포츠 관련 법 연구, 입법 운동을 준비 중이라는 동호회원 강정규 변호사는 “아시아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이 분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오늘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변호사들은 e스포츠 애호가인 동시에 e스포츠 법전문가이기도 하다. 법조인에게도 e스포츠 분야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스포츠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정규 변호사는 “e스포츠가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와 함께 한국에서 시작된 지도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게임이 WHO에서 ‘중독’의 하나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직도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 인정이나 사회적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e스포츠법 동호회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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