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법무부(장관 박범계)는 11월 25일 법무자문위원회 ‘미래시민법 포럼’(위원장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영준)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미래시민법 포럼 위원장인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미래시민법 포럼 위원장인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법무자문위원회는 법무부장관에게 자문을 하기 위해 1972년부터 대통령령에 따라 만들어진 위원회이며, ‘미래시민법 포럼’은 미래시민사회를 위한 기본법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10월 새롭게 출범한 법무자문위원회에 특별히 부여한 명칭이다.

미래시민법 포럼은 이를 위해 법률가들 외에도 미래학자, 철학자, 경제학자, 과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신진 전문가들로 구성해 디지털콘텐츠 계약 및 인격권 등 미래 관련 법적 쟁점을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하고 구체적 법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 미래시민법 포럼 위원(21명)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김상중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권태상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이동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장보은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조인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법)
서경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경제학)
정교화 변호사(넷플릭스)
조현덕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서하연 카카오 상무,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빅데이터) 대표이사
백범석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법), UN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김현섭 서울대 인문대학 교수(철학)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양자역학), 알쓸신잡 등 방송 출연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사회학)
곽재식 SF작가, 다빈치노트ㆍ당혹사 등 방송 출연
박상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그룹장
이우주 중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인공지능)
이독실 팟캐스트 지대넓얕(과학 분야) 등 방송인, 과학 칼럼니스트
정이수 가화가정폭력상담소, 동물자유연대 자문변호사
김소연 지식디지인연구소 대표이사

<디지털콘텐츠 계약>

◆ 논의 배경 =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민법상 계약은 전통적인 재화와 용역을 전제로 규율하고 있어서, 영상데이터 스트리밍 서비스나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이른바 디지털콘텐츠 계약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019년에 회원국들에 대해 디지털콘텐츠 계약에 적용될 민사법 규정을 마련해 이를 국내법에 도입할 것을 촉구하는 지침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이미 2021년초 민법에 80여개 조항으로 구성된 디지털콘텐츠 계약에 관한 조문을 삽입했고,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유사 규정의 입법화를 추진 중에 있다.

◆ 논의 내용 = 이번 미래시민법 포럼은 우리 사회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디지털콘텐츠 계약에 관한 규정들을 우리 민법에도 도입할 필요성이 있는지, 도입한다면 어떤 범위에서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서는 실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사진 = 법무부

▲ 곽재식 작가는 유럽의 규정들은 미국 주도의 디지털콘텐츠 산업으로부터 자국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측면에서 도입된 측면이 있으므로, 디지털콘텐츠 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럽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 논의 과정에서 타국의 입법례 외에도 현재 통용되고 있는 실제 디지털콘텐츠 계약서나 약관 등을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소비자의 목소리도 청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디지털콘텐츠 제품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하고, 데이터 주체인 국민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향후 계획 = 미래시민법 포럼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국내법으로 채택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법안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항들을 추린 다음, 그 구체적인 조항들을 놓고 우리 민법에의 도입 필요성과 도입 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실제 체결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 계약의 양상과 종류를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작업도 개시하기로 했다.

< 인격권 >

◆ 논의 배경 = 법무부에 따르면 인격권은 1980년대부터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나 회사 직원의 차별적 대우와 관련해서 대법원 판례에서 인정돼 오던 권리이며, 헌법재판소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민법에 아직 명문화되지는 못한 권리다.

반면 이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인격권 조항을 민법에 두고 있고, 중국도 2020년 통합민법전을 만들면서 인격권 조항을 두었다.

2014년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가 제시한 민법 개정안에도 인격권조항이 포함됐으나 입법화되지 못한 채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 논의 내용 = 인격권은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초상, 사생활 등 인격적 이익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이번 회의에서 미래시민법 포럼은 과거 2014년에 만들어진 인격권 조항을 중심으로 이를 일부 현대화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모으고, 조문화 작업을 조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인격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격권 침해가 있는 경우 사후적인 손해배상 외에도 그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금지청구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 기대 효과 = 법무부는 “인격권이 민법에 명문으로 인정될 경우 원치 않는 녹음과 촬영, 직장 내 괴롭힘, 갑질, 악플, 학교폭력, 층간소음, 딥페이크, 메타버스의 아바타 등 현대사회에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앞으로 미래시민법 포럼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디지털콘텐츠 계약 및 인격권에 관한 법안을 구체화하고, 그 과정과 내용을 유튜브 영상(법무부 ‘법투더퓨처’ 채널, 12월 초 개설 예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께 알려 국민의 뜻을 보다 폭넓고 효과적으로 수렴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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