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원 법정

[로리더] 국민의 사법불신 중에는 판사들의 재판진행에 대한 불만족도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법정에서 소송대리인이나 재판 당사자에게 짜증을 내거나 윽박지르고,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하는 판사가 있다.

반면 당사자의 항의에도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사안을 상세히 설명해 재판의 품위를 지키고, 판결문의 논리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판사가 있다.

이는 변호사들이 재판에 참여하며 경험한 법관 모습에 대한 평가다. 국민이라면 둘 중 어떤 판사에게 재판을 받고 싶어 할까.

공정한 재판진행은 당사자로부터 판결에 대한 승복도를 높이는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기에 법관들은 항상 재판진행에 있어 말투나 태도에 있어 신중해야 하고, 치우침 없는 균형적인 재판을 진행해 당사자들로부터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홍요셉 전북지방변호사회장과 황규표 법관평가특별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전북지방변호사회
홍요셉 전북지방변호사회장과 황규표 법관평가특별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전북지방변호사회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회장 홍요셉)가 2021년도 법관평가 결과 5명의 우수법관을 선정해 25일 발표했다.

아울러 변호사들이 평가한 ‘상위 우수법관들에 대한 구체적 평정내용’과 ‘하위법관들에 대한 구체적 평정내용’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먼저 전북지방변호사회 법관평가특별위원회(위원장 황규표)는 이날 본회 대회의실에서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와 전주지방법원 및 관내 지원 소속 법관을 대상으로 2021년도 법관평가를 실시한 결과를 밝혔다.

◆ 우수평가법관 5인 명단(가나다 순)

김영희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
김은교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부장판사
노유경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부장판사
오경미 대법관(전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부장판사)
전상범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부장판사

홍요셉 전북지방변호사회장은 “2012년도에 시작한 법관평가제도는 묵묵히 사법정의의 실현에 노력하는 훌륭한 법관은 널리 알리고, 그렇지 못한 법관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으로 전북도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에게 법조계의 신뢰를 제고하는 소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법관평가제도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홍요셉 전북변호사회장은 “앞으로도 법관평가제도의 성과와 한계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더욱 신뢰받는 법관평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지방변호사회는 2021년도 법관평가결과는 대법원, 광주고등법원, 전주지방법원, 대한변호사협회로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법관평가결과 ‘우수법관’ 5명의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93.37점으로 나타났다. 최고 점수는 97점이었다. 반면 하위법관 5명의 평균점수는 71점이었다. 최저 점수는 66.27점이었다.

전북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의 법관평가 평정내용을 보면 이렇게 우수법관들과 하위법관들의 평점차이는 확연했다.

변호사들로부터 우수한 평정을 받은 ‘우수법관’들의 모습과 낮은 평점을 받은 ‘하위법관’들의 모습을 비교해 공개한다. 법관들은 변호사들의 평가를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전북지방변호사들은 우수법관들에 대해 ▲복잡한 사건의 쟁점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등 소송 쌍방의 권익을 보장하고 ▲재판 진행이 균형적이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다고 호평했다.

변호사들은 또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해 당사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많이 하고 ▲쟁점 위주로 사건을 파악하고, 입증사항에 대한 적절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는 등 재판에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우수법관들은 ▲꼼꼼한 기록검토로 사건에 대한 이해가 높고, 누락되거나 빠지는 부분이 없는지 계속해 확인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변호사들은 봤다.

변호사들은 또 ▲공판 진행에 있어 피고인 측 입장을 잘 배려하고 방어권 행사를 위한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 주고 ▲재판 진행이 매끄럽고 절차에 관하여도 변호인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 평가했다.

전북지방변호사회 변호사들은 특히 “우수법관들은 당사자의 항의에도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사안을 상세히 설명해 재판의 품위를 지키고, 판결문의 논리가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반면 전북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로부터 낮은 평점을 받은 ‘하위법관’들에 대한 구체적 평정내용을 보면 형편없다.

변호사들은 하위법관들에 대해 ▲소송대리인이나 당사자에게 짜증을 내거나 윽박지르고,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하며 ▲ 냉소적인 태도와 말투로 소송대리인 및 당사자들의 불만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하위법관들에 대해 ▲기록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아 당사자들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반복해 질문을 하고, 이기 제출된 서면과 증거를 반복해 설명해야 하는 등 재판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은 ▲불필요한 기일이 반복되고, 재판 진행이 늦어짐 ▲무죄 주장하는 변호인을 힐책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발언을 함 ▲법관의 심증을 당사자에게 표현하거나 예단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하위법관의 모습을 밝혔다.

전북지방변호사회 변호사들은 하위법관에 대해 ▲상대방이 급하게 제출한 서면에 대한 반박 서면 및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충분한 입증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손해배상사건에서 불필요한 질문으로 당사자를 난처하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법원의 슬로건과 새로 취임하는 대법원장들은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말하곤 한다. 국민을 섬기는 법원이 되려면 법관이 법정에서 당사자에게 짜증을 내거나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자세부터 보여줘야 할 것이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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