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3일 교정시설 수용자들로 하여금 성범죄ㆍ음란ㆍ폭력ㆍ마약 등 중독성 있는 범죄가 과도하게 묘사된 간행물 구독 허가를 제한하는 내용의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소병철 의원은 대전지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의원은 “최근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성범죄 전력의 A씨 같은 경우, 교도소 복역 중 성범죄자를 포함한 재소자들과 버젓이 19금 잡지를 돌려봤다는 점이 언론에 공개돼 충격을 준 바 있다”고 짚었다.

‘낮에는 성교육 받고 밤에는 성인물을 보는데 교정ㆍ교화의 목적 달성이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소병철 의원은 지적했다.

2018년 법원도 ‘성폭력 범죄자인 재소자가 선정적이고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잡지 등을 소지하는 경우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법원은 현행법상으로는 출판이 금지되는 ‘유해간행물’ 외에는 구독을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를 밝히며,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소병철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상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른 유해간행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열람이 허가되는데, 유해간행물에 해당하는 출판물은 최근 3년간 평균 71건(2018년~2020년)에 불과하다.

소병철 의원은 “성도덕이나 사회질서를 뚜렷이 해치는 수위에 이르러 출간이 아예 금지된 것만 반입을 불허하기 때문에, 사실상 아무런 제한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동물ㆍ근친상간ㆍ성매매ㆍ청소년 대상 등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성관계를 조장하거나 ▲잔인한 살인ㆍ폭행과 성폭력ㆍ학대ㆍ자살 등을 미화하고 ▲범죄 방법을 상세히 묘사하는 등의 출판물이라 하더라도, 반입을 제한할 근거가 없어 범죄인의 교정ㆍ교화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도 재범충동을 강화하는 간행물에 대해서는 법으로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를 해하거나 행형의 목적 및 교정 처우 실시에 지장을 주는 경우 구독을 제한하고 있는데, 수형자의 권리 보장과 교정ㆍ교화의 목적 달성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 제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소병철 국회의원은 형집행법 개정안으로 현행법상 금지되는 유해간행물 뿐만 아니라 ▲음란ㆍ폭력ㆍ마약 등을 과도하게 묘사하는 등 범죄의 충동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수용자의 재범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 ▲그 밖에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한 경우에는 구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의신청 절차도 함께 마련해, 재소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고 과도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살폈다.

소병철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재소자의 인권 보장과 교정ㆍ교화 목적 달성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이의신청 절차를 함께 규정해 과도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재범방지의 차원에서 필요 최소한의 제한만 하도록 법률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월 5일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소병철 의원은 수형자의 제한 없는 19금 간행물 구독 실태를 지적하며 “재소자의 기본권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교정ㆍ교화와 균형을 이뤄야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관계 규정의 정비를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