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대표, 세무서장과 '샴페인 만남' 후폭풍...보령 "세무조사와 무관" 항변
보령제약 대표, 세무서장과 '샴페인 만남' 후폭풍...보령 "세무조사와 무관" 항변
  • 김상영 기자
  • 승인 2021.10.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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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세무조사와 무관한 관례적인 만남...내밀한 얘기 오갈 자리 아냐"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회원인 보령약품 대표 '고문료 지급' 사실 확인 폭로
-김두관 의원 "국세청 게이트 터졌다...전직 세무서장들 사후뇌물 의혹" 제기
-홍정식 활빈단 대표 "선량한 납세자에 의혹을 짙게 한다" 국세청 감찰 촉구
-세무조사 유예 등 민원 대가로 고문료 지급...내부직원 '사후뇌물' 증언 나와
-전국 130개 세무서 中 129개 세무서에서 운영중인 세정협의회 논란의 핵심
시민단체 활빈단 홍적식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세정협의회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활빈단)

[로리더] 지난 5월 18일 서울 종로세무서 옥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날 종로세무서장과 세정협의회 회원 등이 동석한 가운데 진행된 세정협의회 소모임 중에 세정협의회 비위 의혹을 취재 중이던 모 인터넷신문 기자 A씨와 세무서 관계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기자 감금 및 폭행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파문이 확산된 바 있다.

이 사건은 기자 A씨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감금 및 폭행 혐의로 고소해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당시 세정협의회 모임 참석자들 중에 보령제약 안 모 대표가 함께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세정협의회란 지역 납세자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 세무서 단위에서 운영 중인 민관 협의체로, 세무서와 납세자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 21일 YTN 보도에 따르면 당시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보령제약 안 대표와 관할 세무서장이 협의회 명목으로 만나 샴페인을 마신 사실이 확인됐다.

보령제약 안 대표는 세정협의회 회원도 아니면서 당시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게 해당보도 내용의 요지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22일 <로리더>와의 전화통화에서 "세무조사와 상관없는 관례적인 만남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이 보령제약을 대상으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 관할 세무서장이 참석한 모임의 장소에 회사 대표가 함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보자를 통해 입수한 세정협의회 모임 관련 동영상에서 맨 오른쪽 인물이 보령제약 안 모 대표다.

본지 취재결과 지난 8월 30일 보령제약 대표이사는 임 모 대표에서 장두현 대표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제약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안 대표이사를 '장두현 현 보령제약 경영총괄 부사장, 단독 대표이사로의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사내이사이자, 최고경영위원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서는 보령제약의 대표이사 인사가 매년 1월에 이뤄졌던 점에 비춰볼때 지난 8월에 발표된 대표 변경안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제약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계획에 따라 이뤄진 인사다"면서 "그 당시 일(5월 18일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참석)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세무서) 직원들이 동석해 있는 자리에서 내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확인해 본 결과 통상적인 얘기만 오고갔다고 들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 되고 있는 세무조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제보자를 통해 입수한 세정협의회 모임 관련 동영상에서 맨 오른쪽 인물이 보령제약 안 모 대표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지난 5월 18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세정협의회 회원사가 아닌 보령제약 (안 모) 대표와 종로 세무서장이 세정협의회 명목으로 만나 샴페인 마시며 회동한 '수상한 만남’ 관련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선량한 납세자에 의혹을 짙게 한다"며 김대지 국세청장에 긴급 감찰을 촉구했다.

지난 5월 18일 종로세무서 옥상에서 있었던 세정협의회 모임에 기업 대표가 참석했던 당시 일은 최근 세정협의회를 뒤흔들고 있는 전관예우 및 로비 의혹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지난 6일 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들이 ‘대민창구'로 운영하는 세정협의회가 본연의 뜻과는 다르게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들은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등의 특혜를 받고, 세무서장은 각종 민원을 들어준 대가로 퇴직 후 1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답례를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고 세정협의회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고문료 지급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면서 "서울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회원인 김 모 보령약품 대표로부터 '고문료 지급'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김두관 의원은 "종로세무서 모 간부는 한 언론의 기자에게 '세정협의회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행적으로, 사실은 사후뇌물 맞다. 그런데 그것을 터치를 못하는 것'이라는 실토를 했다"고 세무서 내부 증언을 전했다.

이어 "세정협의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사실 서장들의 사후뇌물"이라며 "세정협의회는 서장 업무고, 서장 영역이라 (세무서 내)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 것조차 금기시돼 있다. 명단조차도 보자고 말을 못 한다"면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불법 관행을 꼬집었다.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소재 세무서별 세정협의회 명단'에 따르면 27곳의 서울 일선 세무서가 운영하는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은 509곳이다. 세무서 1곳당 평균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국세청을 생대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세정협의회의 로비의혹 등 전관예우의 비리 사슬을 폭로했다.
국세청을 생대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세정협의회의 로비의혹 등 전관예우의 비리 사슬을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강남소재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은 "고문료 내냐"는 의원실 관계자의 질문에 "네. (전직) 서장들은 (월) 100만원 정도, (전직) 과장들은 한 50만원 정도. 대신 룰이 있다. 1명당 1년 하고 끝난다. 전국이 다 그렇다"며 고문료 성격에 대해서도 "이게 사실은 삥 뜯기는 거잖아요. 전관예우. 그리고 세무조사가 있을 경우 도움을 받으려는 측면이 있다. 보험 성격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무래도 (세무조사가) 부드럽고 쉽게 되니까, 담당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조사가 빡세면 그 스트레스도 무시 못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경기도 동부지역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도 김두관 의원실 관계자에게 "고문료를 월 50만원 씩 납부한다"고 이야기 했다.

국세청 공무원이 퇴직 후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송파구 소재 OO산업의 경우 2014년 3월 서울 잠실세무서로부터 기재부장관상을 받고 이듬해 6월 이모 잠실세무서장이 퇴직하자, 시차를 두고 2018년 3월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2019년 3월 OO산업은 잠실세무서 세정협의회에 가입했다.

국세청이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장관상의 경우 3년간 세무조사 유예 및 납세담보 면제, 무역보험 우대 외에도 공항출입국 우대,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 등 금융 우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입찰 적격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적격심사 우대 등의 파격적 혜택이 따른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본인이 관할 내 기업에 상을 주고, 상을 준 곳에 사외이사로 들어간 경우"라며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3년간 세무조사 유예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에서도 세정협의회를 둘러싼 비리 사건이 있었다. 김두관 의원실에 따르면 김모 해남세무서장은 세정협의회로부터 고가의 선물세트를 수수한 혐의(김영란법 위반)가 국무총리실에 적발돼 국무조정실 공직 복무 관리관실로부터 1차 조사를 받고, 현재 국세청 감사담당관실로 사건이 이첩됐다.

국세청은 전국에 7개의 지방국세청과 그 지방청 산하에 130개의 일선 세무서를 두고 있다. 이들 세무서는 대민 창구로 세정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김두관 의원은 "국세청이 펴낸 '국세청 50년사'를 보면, 세정협의회 역사는 1971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긴 역사를 자랑하듯 전관예우, 청탁과 봐주기 등의 부정도 관행이란 이름으로 세정협의회에 뿌리 박혔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김두관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 보면 "세정협의회는 지역여론 수렴, 세정홍보 협조 등을 위해 세무서에서 운영하는 민관 협의체"이며 "세무서와 납세자 간의 소통창구로 운영되고 있다"고 기재돼있다.

김두관 의원은 국세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사후뇌물 의혹을 '국세청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전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국세청게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수사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로리더 =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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