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삼성증권의 삼성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불법 신용공여 사실을 밝혀냈던 ‘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해당 불법 신용공여를 받은 사람 중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3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74억원을 ‘몰빵 투자’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 의원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에게 삼성증권 종합감사 결과 및 삼성바이에피스 임원 3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74억 주식 매매 사실 관련해 질의했다.

자본시장법상 계열사 임원에 대해 1억원을 초과해 신용공여를 하는 행위는 과징금, 금융투자업 취소까지도 가능한 불법행위이며, 불법 신용공여를 한 회사 및 받은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다.

이와 관련해 2020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의원은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삼성증권의 삼성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불법신용공여 사실을 확인했고, 금융당국은 관련해 삼성증권에 대한 종합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박용진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 때 삼성증권 100억대 불법신용공여와 관련해서 질의해, 바로 이 자리에서 ‘문제 있다’, ‘종합감사 들어가겠다’는 금감원장과 금융위원장의 답을 들었다”며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도 그 부분은 시인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삼성증권의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은 이미 빼도 박도 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근데 아직도 검사는 함흥차사다. 제가 1년 내내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물 검사 아니냐’, ‘봐주기 검사 아니냐’, ‘늑장 검사 아니냐’고 우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조사가 완결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그러면서 “믿고 싶진 않은데, 제 경험상으로는 우리 금융당국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삼성 앞에서 자꾸 작아지더라”며 “삼성 앞에서 작아지는 금융당국의 흑역사”를 거론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관련 4조 5천억 원에 대해 ‘왜 금융실명법 5조 위반에 따른 과징금 안 걷느냐’ 하니까 유권해석에는 아무 문제없다고 버티다가 결국 제 말이 맞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상기시켰다.

박 의원은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둘러싸고 가치평가 뻥튀기라든지 혹은 사후 정당화 작업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사건건 금융당국과 해석이 다르고 부딪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1년 전 삼성증권의 불법 신용공여 문제를 지적했는데 금감원이 저한테 서면자료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을 위한 삼성물산 주식 매수 등 삼성그룹 차원의 개입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내왔다”며 “엄청나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저도 바보가 아니고 금감원도 바보가 아닌데, 2015년에 있었던 합병과정을 어떻게 2017년 주식을 매수해서 지원할 수가 있어요? 있다면 사후 정당화 작업”이라며 “어떻게 이런 서면답변을 의원실로 보냅니까? 정말 실망했다”고 금융감독원을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계열사 임원에 대한 1억원 이상 신용공여는 불법”이라며 “확인해 보니까 삼성 계열사 임원 14명이 총 158억원을 불법 신용공여를 통해 주식 거래를 했다. 이 사실 알고 있냐”고 물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금 감독원에서 검사를 마무리하지 않고 결과를 보내오지 않은 상태”라고 대답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박용진 의원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조사한 거 함구하고 숨기려 해도 저도 알거 안다. 제보도 많이 들어온다”며 “확인된 것만 해도 임원 3명이 74억원을 오직 한 종목,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사는데 몰빵했다. 금감원장님 맞죠?”라고 물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네. 금액은 어느 정도 맞다”고 답했다.

박용진 의원은 “그러니까 삼성 계열사 임원 3명이 74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사는데 몰빵했는데, 이들이 하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들”이라고 공개했다.

박용진 의원은 “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는데 한쪽에 몰빵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이게 ‘개인 일탈’이라고 저한테 서면으로 보냈다”며 “정상적인 사람이 어떻게 자기 재산보다 많은 불법 대출을 받아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한 종목에 몰빵 투자해요? 상식적으로 가능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박용진 의원은 “최소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행위이거나, 누군가의 지시를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이걸 확인해 달라고 금감원에 부탁드린 것인데, 그런데 어떻게 금감원이 조사도 끝나지 않았지만, 개인의 목적으로 사용한 거라고 답변을 보내십니까? 너무 심하다”고 어이없어 했다.

박용진 의원은 “금감원장님 ‘개인 일탈’이라고 하면 이들이 뭔가 내부정보를 갖고 했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지 않고 74억원 몰빵투자 불가능한 거죠. 이들의 투자 결과가 손해 봤나요? 이익 봤나요?”라고 물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나 검사가 완결된 다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박용진 의원은 “동원된 사람 중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사건으로 유죄 받은 양철보 상무도 있죠? 미래전략실 출신”이라며 “왜 말도 안 되는 투자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불법 대출을 받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박용진 의원은 “심지어 금감원에 조작된 자료 냈다가 유죄 받은 사람이다. 이 사람한테 (금감원이) 얼마나 화가 났겠어요? 근데 이 양반이 여기 있다. 이게 지금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너무 많은데, 금감원은 오히려 ‘개인적 목적’이라고 딱 써서 내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금감원을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이 지목한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재판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인물로, 2018년 3월 금융감독원에 분식회계 관련 주요 자료를 삭제한 조작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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