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6구역 주택재건축사업 조감도. ⓒ DL이앤씨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사업 조감도. ⓒ DL이앤씨

[로리더]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방배동 818-14번지 일원)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인 DL이앤씨(구 대림산업)가 공사비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공사 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DL이앤씨는 지난 9월 27일 공시를 통해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계약 해지 주요 사유에 대해 '계약 당사자간 사업조건 협상 결렬’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이번 계약 해지로 해지금액은 2733억원으로 총 매출액 대비 2.7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DL이앤씨는 이번 시공사 계약 해지로 올해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곳이 총 8곳으로 늘어 ‘정비사업 계약 해지 1위’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계약 해지 금액은 공사금액 기준으로 2조 2000억원에 달한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DL이앤씨가 방배6구역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사업제안서에 폐도·브릿지·통합주차장 등 3대 공약을 제시했는데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사업 최종 심의 의결 결과 입찰제안 당시 공약이 무산된채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조합과 DL이앤씨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조합원들은 DL이앤씨가 애초부터 실현가능성 없는 입찰제안서를 제시해 시공사로 선정됐다며 강력 반발한 반면 DL이앤씨측은 조합이 주관해 인가받은 사업계획(변경)에서 제안했던 폐도·브릿지·통합주차장이 반영되지 않아 이같은 무상특화계획이 사라진 것이라며 책임이 조합에 있다고 맞섰다.

이밖에도 DL이앤씨는 기존 공사비(2733억원)에서 2020년 10월 하이엔드플랜과 물가비 인상 등을 포함해 사업계획(변경)인가 기준 총 3758억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시공사 선정 당시 제안했던 공사비보다 1000억원이 넘게 증액됐다.

이에 조합은 공사비 증액 세부내역을 DL이앤씨에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충돌했다. 결국 양측은 시공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계약해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금감원 전자공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월 12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DL이앤씨 시공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투표결과는 △찬성 220표 △반대 197표로 가결됐다.

조합측은 DL이앤씨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로 DL이앤씨측이 계약해지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배6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이 법적다툼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방배6구역의 재건축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DL이앤씨와 시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을 해지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방배6구역 재건축을 포함해 올해만 8곳에 달한다. 

한국주택경제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당8구역 △광주 광천동 재개발구역 △인천 주안10구역 △부산 범천4구역 △서금사5구역 △청주 사직1구역 △마산 회원2구역 등이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로리더 = 김상영 기자 /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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