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한상희 “법원행정처, 법조경력 축소 무산되자 대국민 협박”
참여연대 한상희 “법원행정처, 법조경력 축소 무산되자 대국민 협박”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9.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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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판사 임용 시 법조경력 10년을 5년으로 축소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무산되자, 경력법관 지원자가 급감할 것이라며 대국민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헌법학자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학자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는 법원행정처를 향해 “사법개혁, 법원개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은 전혀 해오지 않았다”고 질타하며, “우리는 아주 차가운 눈으로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해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날 오전 11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법조일원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후속 추진 방향 기자회견 : 국회는 법조일원화 개혁을 위한 논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변 사법센터 소장인 성창익 변호사, 민변 사법센터 법원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인 서선영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사회는 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이 진행했다.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규 법관 임용 시 요구되는 법조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시키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4표 차이로 부결됐다.

토론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토론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참석한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며 “부결되는 환경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에서 법원이, 사법부라는 조직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 교수는 “사실 민주화라는 것은 국민의 의사에 의해서 국정이 운영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와 더불어서 법이 제대로 만들어 지고, 제대로 집행되고, 제대로 판단될 때 민주화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교수는 “법치국가의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이라는 것이 법관이라는 일부 소수의 법조관료의 손에 의해 장악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사에 의해서, 국민들의 정의감정에 의해서 그리고 국민들의 갈망에 의해서 해석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희 교수는 “바로 그것을 위해서 지난 (노무현) 참여정부 때 사법개혁 논의가 한창 일어났을 때, 핵심적으로 대두됐던 것이 시민사회의 법감정과 정의감정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사법체계를 만들자, 그것을 만드는 하나의 방편으로서 법조일원화”라며 “그러니까 사회적인 경험과 경륜을 갖춘 법조인들로 법관을 구성한다는 (법조일원화) 합의가 이뤄졌었고, 그것이 2011년 법원조직법 개정안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한상희 교수는 “어떻게 보면 법조일원화라는 건 사회적인 경험과 경륜을 갖춘 법조인들로 법관을 선발하고, 법관으로서 기능하게 만든다는 건, 우리사회의 준엄한 합의였고, 법원조직법을 개정한 국회의 입법부의 사법부에 대한 지엄한 명령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서 그리고 법이 개정된 지 10년이 지나는 지금까지 법원은 국민의 입법부의 지엄한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실제 여태까지 ‘손년등과’로 상징되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냥 법 공부만 한 사람을 사법시험이라는 시험을 통해서 그리고 사법연수원이라는 기계에서 찍어내듯이 만들어내는 훈련 기관에서 법관을 양성하고, 그 법관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법관 피라미드 구조 속에 집어넣어서 대법원 판례를 반복하게 만드는 그런 기계적인 법 판단자로 만들어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사법체제에서, 이제는 시민사회에서 어떠한 법적인 수요가 있고,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법서비스가 제대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법관들이 충원돼야 되는가, 이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지난 10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2005년 전후에 사법개혁 논의가 있었을 때, 그때 나왔던 슬로건 중의 하나가 ‘사법도 서비스’라는 이야기였다”며 “사법은 법 관료가 국민에게 하는 명령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수요에 부응하는 그런 법적 판단을 내려주는 일종의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법관이 되기 위한 자질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고, 그런 자질을 평가하고 선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절차와 판단의 기준이 있어야 되는지 지난 10년 동안 법원은 충실히 연구하고 기획하고 그것을 규범화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법원은 지난날 법조관료 체제의 상황에서 순혈주의에 기반해서 법관을 충원하고 양성하던 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교수는 “법조일원화가 된다면 적어도 40대 중후반의 그런 경륜을 갖춘 사람들이 법관이 된다. 그런 법관을 임용할 것을 전제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여전히 전국적인 순환 보직 체계를 유지하거나 또는 그렇게 선발된 중견 법조인으로 하여금 배석 자리에 차지하게 만든다든지 법조일원화 취지와 전혀 다른 어울리지 않는 그런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상희 교수는 “또한 법관 평가에서도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법관 평가의 객관적인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할 수 있는 기준들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그런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 법원은 전혀 그런 평가의 기준도 마련하지 못한 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뿐만 아니라 법조일원화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하급심도 강화해야 하고, 그에 상응해서 법관의 증원도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로 우리나라 법관의 숫자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와 비교해 인구 대비 절반도 안 된다. 사건 대비는 더욱 더 끔찍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는 법관을 증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증원된 법관들이 어떠한 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 전혀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상희 교수는 “물론 (법원행정처는) ‘증원을 요구했지만, 행안부와 기재부가 반대하더라’라는 알량한 변명 하나로,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개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은 전혀 해오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한상희 교수는 “지금 (법조일원화 도입) 10년에 이르는 현 시점에서, (법원행정처는) 현재의 상황을 핑계대면서 10년이라는 법조경력 요건을 5년으로 줄이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물론 국회가 과감하게 그것을 저지했길 망정이지, 만일 그것이 통과됐다면 그동안 우리가 법원개혁 사법개혁을 위해 추구했던 시민사회의 노력들은 그리고 우리나라의 법치를 바탕으로 한 민주화의 흐름은 그 자체로 좌절되고 말았을 것”이라고 안도했다.

법관 임용 법조경력 10년을 5년으로 축소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한상희 교수는 “과거 양승태 대법원장이 저질렀던 국민과 유리된 사법,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법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는 그런 틀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봤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한상희 교수는 “그리고 법조경력 5년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부결되니까, 법원에서 하는 이야기가 ‘내년 1월 법관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지원자가 급감할 것’이라는 대국민 협박까지 하고 있다”며 “너무나 잘못된 이야기다. 내년 1월에 법관이 제대로 충원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의무는 국회가 아니고, 시민사회도 아니고, 바로 법원”이라고 직시했다.

한상희 교수는 “법원이 이미 현재 존재하고 있는 7년의 법조경력을 바탕으로 해서 법관을 충원하라는 법원조직법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지금 준비하고 내놓고 시행해야 되는 것”이라며 “내년 1월에 있는 법관 충원 문제의 책임은 오로지 법원행정처가 져야 된다. 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대법관회의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교수는 “중요한 것은 (법조일원화 도입) 지난 10년의 기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10년 동안 법원은 (법조경력) 7년, 10년으로 이어지는 법관 자격 요건들을, 5년 내지는 자기들이 원하는 순혈주의 법관 관료주의를 실현하는 그런 방향으로 되돌리고자 노력만 했을 뿐, 국회의 명령,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고자 하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한상희 교수는 “우리는 그 점을 아주 차가운 눈으로 그리고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을 해야 된다”며 “그 비판을 바탕으로 해서 법원으로 하여금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법조일원화 개악 시도, 법원은 반성하라”

“법조일원화 안착 위해 국회는 논의체 구성에 착수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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