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은 10일 코로나 재난지원금 88% 지급 대상에 제외된 것에 항의가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선별 지급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9월 6일부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8%에 해당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그러나 재난지원금 신청 접수와 동시에 이의신청이 폭주해 일선 시ㆍ군ㆍ구청의 주민센터 등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급 신청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2만 5800건 넘게 이의신청이 쏟아지는 등 불만 여론이 심상치 않자,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판단이 모호하면 가능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가 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기준을 90%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기준을 2% 올린다고 해서 이의신청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는 “현재 전국의 읍ㆍ면ㆍ동 주민센터는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재난지원금 관련 전화민원과 이의 신청을 위한 방문 민원으로 인해 대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자신도 지급받게 해달라’, ‘직접 돈으로 달라’, ‘주민등록을 정정해서 지급해 달라’, ‘외국인에게도 지급해달라’는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이유의 항의성 민원이 폭주하고 있고, 정부의 방침에 불만을 품고 민원담당 공무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견디기 힘든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한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이러한 혼란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기재부장관이 인정했듯이 건강보험료 납부금액은 모호한 지급기준이 될 수밖에 없고, 재난지원금을 받아야 할 국민들이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지급기준의 경계선에서 단돈 몇 천원 차이로 지급받지 못하는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민원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재난지원금 지급방침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일선 현장의 공무원들과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노조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 5000만 명이 넘으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 이상이 되는 7번째 나라다. 기재부장관이 국회에서 인정했듯이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 평균의 절반도 안될 만큼 국가재정은 아직 탄탄하다고 평가되고 있다”며 “그런데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리는 만무하다”고 말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

전국공무원노조는 “우리 공무원노동자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위기로부터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갖 재난업무를 감당해왔다”며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확충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라는 우리의 당연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으로 또 다시 공무원노동자들을 감정노동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공무원노조는 그러면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불필요하게 행정력을 낭비하는 재난지원금 선별적 지급방침을 지금 즉시 철회하고,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또한 정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퇴시키고, 120만 공무원노동자들과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고 또 다시 언 발에 오줌누기식 방편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면, 15만 조합원들의 분노와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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