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대표는 3일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수사한 검찰이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 ‘혐의 없음’ 결정한 것에 대해 “검찰의 무능, 봐주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재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며, 검찰의 공정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먼저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태광그룹 일감 몰아주기 내부 부당거래 사건과 관련해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과 19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21억 8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를 수사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고진원)는 지난 8월 18일 “태광그룹 19개 계열사가 이호진 전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에서 김치를 고가에 매수하고, 와인을 상당한 규모로 매수했다”는 혐의로 공정위가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태광그룹의 당시 경영기획실장이었던 A씨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런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거래로 인한 재무상황 등을 보고받거나, 거래에 관한 지시ㆍ관여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 했다.

검찰의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태광그룹 19개 계열사들로 하여금 2014년 4월터 2016년 9월 사이 이호진 전 회장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B에서 생산한 김치를 고가에 매수하게 하고(거래액 95억), 또 2014년 7월부터 2016년 9월 사이 이호진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한 계열사 C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상당한 규모(거래액 46억원)로 거래하게 했다는 혐의다.

쉽게 말해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100% 주주인 태광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부당거래는 이호진 전 회장의 지시 없이, 경영기획실장 A씨의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에 의해 동원돼 김치와 와인을 매수한 16개 계열사는 가담 경위 및 상당액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사정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하고, 흡수합병으로 소멸한 3개 계열사는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이 주장한 ‘이호진 지시ㆍ관여의 직접 증거 없음’은 기존에 확보된 증거들과 공정위의 조사 내용 및 제재 등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이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생경제연구소, 금융정의연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는 9월 3일 대검찰청 앞에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일감몰아주기’ 무혐의 처분 규탄 및 검찰 재수사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진정서 취지 설명에 나선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대표는 “지난 8월 18일 서울중앙지검이 ‘태광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사건’에 대해서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익편취를 한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무혐의를 내리고, 진두지휘했던 그 당시 경영기획실장이었던 A씨에 대해서만 불구속 기소했다”고 간략하게 정리했다.

이형철 대표는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 이 사건은 이호진 전 회장이 2011년 업무상 횡령ㆍ배임 혐의로 보석으로 풀려나 있던 시기에 일어난 경우인데, 총수 일가가 전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B회사가 그런 회사”라고 말했다.

이형철 대표는 “실제로 (태광그룹 19개) 모든 계열사에 걸쳐서 일감몰아주기가 성행했던 것”이라며 “흥국생명에는 성과급 형태로 김치가 직원들에게 주어졌고, 또 계열사들에게는 태광몰이나, 사내근로복지기금, 사랑의 열매라는 그런 곳을 통해서 사익편취를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이형철 대표는 “그래서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태광그룹에 대해 과징금) 제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형철 대표는 “얼마 전에 검찰수사관이 저에게 전화로 얘기했는데, ‘태광그룹이 전산자료를 다 빼돌림으로써 이호진 전 회장의 지시, 사실적 근거가 없다. 그래서 무혐의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이라고 전했다.

이형철 대표는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상황도 그렇고, 사익편취한 자가 누구냐. 모든 대주주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서 누가 (이익을) 가져갔느냐. A씨가 가져갔느냐? 그게 아니잖아요.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가져갔다. 이호진 회장과 와이프가 다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형철 대표는 “(그럼에도 일감몰아주기) 이것을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면, 검찰의 무능이기도 하고, 봐주기 수사이기도 하다”라며 “이게 어떻게 공정한 검찰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형철 대표는 “저희들이 (대검찰청에 재수사 요구) 진정서를 제기하며 추가자료를 제출하게 된다. 피의자 A씨(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의 경영보고 사진, 이호진 전 회장의 집에 드나드는 사진을 캡처한 내용이 있다. 업무상 보고 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내용이 있다. A씨에 대한 녹취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부실수사가 누구에게 귀책되느냐. 계열사에게 업무상 배임 등 이런 책임으로 돌아간다. 계열사들이 부실하게 될 수 있는 소지들이 많게 된다”며 “오직 (태광그룹) 대주주 일가만 사익편취하게 되는 그런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대표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대검찰청에,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시를 해서 이 수사가 다시 돼야 된다”고 재수사를 요구했다.

이형철 대표는 “(배임ㆍ횡령 혐의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이호진 전 회장이 오는 10월이면 징역 3년형의 만기 출소를 하게 된다”며 “여전히 범죄는 저지르고 있고, 이것을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의) 봐주기가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검찰을 겨냥했다.

이형철 대표는 “(태광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에) 김치ㆍ와인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수사들, 또 이호진 전 회장의 차명주식에 대한 불법행위에 대한 것들도 같이 공정하게 수사해서 법의 엄정한 처벌을 기대하겠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이 진행했다. 전지예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태광그룹 일감 몰아주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한다”

“봐주기 수사하는 검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불법행위 지속하는 태광그룹 엄정하게 수사하라”

기자회견에는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대표, 봉혜영 민주노총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김득의 상임대표와 이형철 대표가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 재수사’ 촉구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