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DLS·DLF 대량 손실과 라임 펀드, 옵티머스 사태 등 사모펀드 관련 잇단 금융 사건사고로 주요 금융사들의 부실이 눈덩이 처럼 커지고, 수장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투자 노사가 금융사고와 낙하산 인사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노조는 금융사고 등에 따른 부실경영의 책임이 최고위층 경영진에 있다고 주장하며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는 지난 달 26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한금융투자의 천문학적인 금융사고 원인으로 신한금융지주와 낙하산 인사가 벌인 참사라고 규정하고 조용병 지주회장의 책임을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 기자회견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 기자회견문.

노조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사모상품 사고금액 총액은 무려 1조 3388억에 달한다. 이 중에는 헤리티지 3799억, 라임 3389억, 젠투 4200억 뿐만 아니라 다수의 소액사고상품 약 2000억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타사 대비 천문학적 금융상품 사고가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신한금융지주와 신한금융투자 경영진의 책임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17년 3월 신한금융지주는 증권업 경험이 거의 없는 당시 은행 출신을 지주부사장을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며 "그는 ‘사모상품의 밤’ 행사를 개최해가며 신한금융투자를 사모상품 판매 1위 증권사로 도약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주부사장이자 은행직원인 WM그룹장은 주문형 사모상품 판매를 ‘핵심경영전략’에 반영해 사모상품 판매를 강하게 밀어부쳤다"며 "그 결과 타사대비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상품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0년 3월 신한금융지주는 대우증권 부사장 출신이자 현업에서 은퇴한지 약 7년이 지난 이영창 사장을 상품사고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선임하며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이 사장이 임기를 시작한지 1년 5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상품사고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난 1년 5개월동안 190억원을 판매한 주문형상품인 ‘위워크’ 상품에 대해 자체감사를 진행해 소싱한 직원과 신탁부 실무진들만 중징계 했다.

이 과정에서 주문형 상품을 핵심경영전략으로 밀어부친 WM그룹장과 WM추진본부장 등 관련 핵심경영진들의 책임은 묻지 않은 채 실무직원들만 중징계하는 꼬리자르기식 처벌을 했다는 것이다.

앞서 2020년 3월 26일, 신한금융투자 노사는 지주 회장의 승인까지 받은 노사합의서를 통해 ‘주요 사고상품 관련 핵심 경영진을 문책한다’는 내용과 ‘비전문성 낙하산 인사를 금지한다’, ‘상품사고 관련하여 CEO는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 등의 내용에 합의했지만 노사합의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사고상품 해결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노조는 "노동조합이 70일 넘게 투쟁을 하고 있지만 노사합의 사항이 상당부분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 CEO를 만나서 상품사고 해결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면 ‘상품 사고 해결 관련해서는 전략기획그룹장이 총괄하고 있으니 그 사람과 이야기 하라’는 대답뿐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노조 투쟁 중에 이영창 사장은 얼굴 한 번 안 비췄다”며 "이 사장은 노사 협의를 통해 사고수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노동조합의 대화 요구에도 일체 불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상품사고 피해자들 뿐 아니라 회사 지침에 따라 상품을 직접 판매한 현장 직원들의 고통은 매우 극심하다”면서 "노동조합에서는 피해자들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피해 고객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무능한 낙하산 인사를 상품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노조는 "젠투 등 주요 상품사고들에 대해 1년 5개월동안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 고객들과 직원들을 벼랑끝에서 죽어나가게 만들고 있는 무능한 지금의 CEO는 지주의 낙하산 인사이다”면서 "사고 원인도 지주의 경영진들에게 있으며, 사고수습도 전혀 못하는 CEO를 선임해 작금의 노사파탄을 일으키게 한 것도 결국 지주의 책임이다”면서 지주와 지주회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는 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사 유죄판결을 받고도 보란듯이 연임의 길을 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3일 <로리더>와 전화통화에서 "노조와 회사 측의 (금융사고와 낙하사 인사에 대한) 사각의 차이가 있다"며 "실무자 이상 임원들에 대한 징계가 진행되고 있고 징계를 받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로리더 김상영 기자 jlist@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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