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9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국정농단 사건 유죄 판결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의결한 것에 대해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깊은 실망감에 괴롭다”고 개탄했다.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판사 출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탄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용은 국민연금의 천문학적인 손해를 아직 배상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에) 굴욕감마저 느껴진다”는 글을 올렸다.

이탄희 의원은 “법무부는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 ‘글로벌 경제환경’, ‘사회의 감정’, 이 3가지를 이재용 가석방의 이유로 들었다”며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사회의 감정’에 관해, 법무부는 국민 여론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이재용이 석방되어야 한다’는 쪽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의결에 대해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ㆍ수용생활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탄희 의원은 “그러나 나는 설사 그런 여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로 경제적/심리적/신체적 고통이라는 3중고에 내몰린 영세자영업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학부모, 학생, 주부, 노인 등이 ‘너무 힘드니’ 일시적으로 이재용 가석방에라도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봤다.

이탄희 국회의원은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민주당의 공직자들은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애초에 그 사람들을 구조해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낼 책임은 세금 받고 일하는 구조대에 있는 것이지, 사설 여객선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탄희 의원은 “만일 우리 국민들이 이재용 가석방에 잠시라도 마음이 흔들렸다고 한다면, 그것은 코로나 손실보상,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노동자 생명 보호 등 분초를 다퉜어야 하는 일을 질질 끌며 국민들에게 마치 ‘당신은 후순위야’라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탄희 의원은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해서도 긴 말이 필요 없다”고 일축하며 “삼성전자 주가는 이재용이 구속된 2017년 신고가를 기록했고, 이후 이재용의 부재 속에 지금까지 최대 영업이익, 최대 매출, 어닝 서프라이즈 등을 반복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탄희 의원은 그러면서 “이재용 가석방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탄희 의원의 페이스북

지난 8일에도 이탄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이탄희 의원은 “제 생각은 이미 밝혔다. 지금 다시 물어도 동일하다”며 “촛불혁명으로 드높아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부패범죄 가석방’으로 다시 추락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86억원의 횡령/뇌물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정된 사람을 가석방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재용 부회장을 정조준했다.

판사 출신인 이탄희 의원은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더라도 가석방 여부는 재량”이라며 “국민연금에 수천억원 대의 손해를 가하며, 경영권 불법승계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 중인 사람을 가석방하는 것은 반사회적이다. 게다가 동종범죄다. 죄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이재용 부회장윽 직격했다.

이탄희 의원은 “‘돈도 실력이야’라던 정유라의 말을, 정부가 스스로 입증해주는 꼴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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