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미도입 병역법 헌법불합치 환영”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미도입 병역법 헌법불합치 환영”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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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28일 “헌법재판소가 선고한 병역법 제5조 제1항이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것이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임을 인정해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 다만 처벌조항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한 합헌 결정 부분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2016년 인권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하며, 국방의 의무와 조화를 이뤄 양자가 모두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만을 강제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

인권위는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전쟁이나 살상 등을 전제로 한 훈련과 제도에는 참여할 수 없으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임무가 있다면 기꺼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며 “그러나 정부가 국가안보, 병역기피 수단으로의 악용가능성, 병력 자원의 손실 등을 이유로 대체복무제 도입을 반대함에 따라, 1950년경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약 2만여명의 청년을 형사 처벌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 사회와 인권위는 정부와 국회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권고해 왔다.

인권위는 “사법부에서도 2016년 10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최초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비롯해 최근 2년간 70여건이 넘는 1심 무죄판결을 선고하며, 정책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인권위가 5년마다 실시하는 국민인권의식조사를 비롯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기 보다는 대체복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와 같은 국내외의 수많은 요청 속에서 내려진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국가의 이념 및 제도와 개인의 기본적 인권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기 보다는,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포용적이고 다원적인 사회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권위는 “한편에서는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에 앞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검토해 볼 때, 양심적 병역거부자나 특정 종교의 신자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병역기피의 목적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헌법이나 개별 법률에 근거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독일, 노르웨이, 스위스, 대만 등의 국가들에서는 병원간호보조, 학교, 소방, 기타 공공복지분야의 기관에서, 군복무기간의 약 1배~1.5배의 기간 동안, 출퇴근 또는 숙박형식으로 복무하도록 했다.

또한 대체복무제를 운영하는 국가의 사례들을 보면, 대체로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도입 초기에 비해 복무기간을 줄이거나, 복무영역과 인정사유를 확대해 나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권위는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 온 군대 내 인권상황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다만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한 합헌 결정과 관련해서는 오는 8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듣기로 한 만큼, 인권위도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현재 재판 중인 사건들에 대해서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인권위는 구체적인 대체복무제 도입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폭넓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대체복무 신청절차, 심사주체 및 심사방법, 복무분야, 복무기간 등 제도 설계안을 정부와 국회에 제시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 입법개선 시한에 맞게, 합리적인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적ㆍ제도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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