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민사소송에서 3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소액사건의 경우에도 판결서(판결문)에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기상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1심 법원에서 소액사건을 보다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소액사건심판규칙은 소액사건의 범위를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제1심의 민사사건’으로 정하고 있다.

2019년 접수된 전체 민사사건 94만 9603건 중 71.8%에 해당하는 68만 1576건이 소액사건으로 처리됐다.

그런데 현행법 제11조의2 제3항은 “판결서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판결이유 기재를 생략하고 있다.

판사 출신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판사 출신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기상 의원은 “실제로 양수금, 대여금, 구상금, 임금 등 우리 국민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사건들이 이 법에 따라 소액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3000만원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적지 않은 금액이기에 그동안 판결이유를 생략해 당사자가 패소 이유조차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지적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최기상 의원은 “특히 당사자로 하여금 소송에서 왜 졌는지를 납득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사법 불신만 키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러한 민생 사건이 항소로 이어지게 되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장이라는 헌법 정신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소송절차의 신속이라는 민사소송의 이념에도 반하게 된다는 게 최기상 의원의 설명이다.

최기상 의원은 “이러한 ‘깜깜이 판결문’은 당사자로 하여금 항소이유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하고,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을 파악해 심리를 진행하는 데에도 곤혹스럽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기상 의원이 발의한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은 판결서에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하되,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피고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을 하지 않는 경우,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는 경우, 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는 경우, 변론 없이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는 경우 등에는 판결이유를 생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기상 의원은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충실히 보장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것”이라며, “더욱 실효성 있는 국민의 권리구제와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 향상을 위해서 소액사건의 판결서 이유 기재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공평하고 적정한 권리구제라는 민사소송법의 일반 원칙과 소액사건의 신속한 처리라는 특례규정의 취지를 고려했다”며 “일반 민사사건과 같이 모든 판결서에 이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는 의견도 타당한 면이 있으나, 법원의 인적ㆍ물적 요건이 갖추어졌는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최기상 의원의 법안에는 기동민, 김승남, 남인순, 박성준, 서동용, 소병훈, 윤준병, 이학영, 이형석, 임호선, 전용기, 정일영 의원 등 총 1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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