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으며 위기에 처했다. 법원공무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자문회의 의장으로서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신(新) 독재사법행정을 하고 있다고 성토하면서다.

6월 21일 법원공무원노조 간부들이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첫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법원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독재 행정이 웬 말입니까”라는 대목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들어서고 나서 현장이 파편화 되고 있고, 독재사법행정 ‘우리’에서 신음하고 있다”라는 법원공무원들의 쓴소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뼈아프다.

이인섭 법원본부장
이인섭 법원본부장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 운영에 대해 일반직 법원공무원들은 불만이 높다. 사법행정자문회의에 일반직 법원공무원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집회를 진행한 법원공무원들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집회를 진행한 법원공무원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6월 2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서관 잔디구장에서 <단체교섭 승리! 新독재사법행정 철폐! 상위직급 확보!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엄윤주 전주지부 사무국장과 송우용 대전지부 사무국장<br>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엄윤주 전주지부 사무국장과 송우용 대전지부 사무국장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전국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공무원노조가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대규모 공식집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첫 집회를 개최하는 법원공무원들<br>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서 첫 집회를 개최하는 법원공무원들

이 자리에는 법원본부 이인섭 법원본부장, 이용관 사무처장, 이미자 조직국장을 비롯해 전국 각 지부에서 지부장과 권역별 부본부장 등 간부들이 대거 참석하며 투쟁 의지를 높였다.

김창호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이상원 법원본부 서울지역 부본부장

법원공무원들은 “사법행정자문회의가 노사관계 왜곡하고, 비민주적 결정 등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LISTEN TO US~!’ 제발 우리의 말을 들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 걸린 플래카드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 걸린 플래카드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의해 독점적ㆍ폐쇄적으로 이루어져 온 사법행정에 관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민주성을 강화하기 위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설치했다. 중요한 사법행정사무에 관해 대법원장 자문기구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10인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대법원장이 의장이다. 위원으로는 전국법원장회의가 추천한 법관 2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한 법관 3인 그리고 학식과 덕망이 잇는 사람으로서 법관이 아닌 4인이다.

법원공무원들이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법원공무원들이 대법원 청사 잔디구장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 결의대회에 전국공무원노조에서는 전호일 위원장, 김창호 부위원장, 정진두 총무국장이 참석하며 힘을 실어줬다. 또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수석부위원장도 참여했다. 이들은 법원공무원 출신이어서 법원본부의 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참석했다.

이인섭 법원본부장의 대회사와 전호일 공무원노조위원장의 투쟁사가 끝나자, 결의대회 사회를 진행한 이용관 사무처장은 서울지역ㆍ경기지역ㆍ인천지역 지부장들과 부본부장들에게 단상에 오를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단상에 올라 즉석에서 현장발언을 했다. 법원본부에는 본부장과 각 권역별로 부본부장이 있다. 그리고 전국 각급 법원에 ‘지부’가 있다.

발언하는 이상원 서울지역 부본부장

단상에 올라 첫 발언자로 나선 이상원 서울지역 부본부장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철학과 소신이 있다”며 “우리 조합원들을 괴롭히는 그 어떤 누구도 용서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는 그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지역 부본부장

이상원 부본부장은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이 들어서고 나서 현장이 파편화 되고 있고, 독재사법행정 ‘우리’에서 신음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발언하는 이상원 서울지역 부본부장

이상원 부본부장은 “(법원본부) 간부들이 앞장서고, 간부들이 투쟁하고, 간부들이 모범을 보이면 조합원들은 항상 호응해 주고 투쟁에 동참했다”며 “오늘 (확대간부 결의대회에) 참여해주신 동지들 힘차게 투쟁해서 법원본부가 맞서 싸운 전통과 승리의 비결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발언하는 복소연 서울서부지부장

복소연 서울서부지부장은 “여기 오니까 정말 너무 좋다. 이런 집회 분위기는 처음인 거 같다”며 “저희 목소리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잘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소연 서울서부지부장

복소연 지부장은 “두 달여 간의 투쟁이라고 하니까 지부장으로서 마음도 무겁고, 어깨도 무겁다”며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발언하는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은 이인섭 법원본부장이 전국 지부를 돌며 조합원들을 만나 설명하는 순회를 격려했다.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김광준 지부장은 “본부장님이 2주 넘게 전국 지부를 순회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부에도 왔는데 너무 힘든 과정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부(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과가 많은데, 지부장인 제가 한 번 순회하기도 너무 힘든데, 이인섭 본부장은 이 일을 2주째 하고 있다”며 “이쯤에서 이인섭 본부장에게 응원의 박수 부탁드린다. 앞으로 더 남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측에서 네번째 신영춘 안산지부장이 손을 번쩍 들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신영춘 안산지부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독단 행정 절차를 즉각 중지하고, 일반직 근무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무관 승진제도 등은 반드시 노사 합의에 의해 신속히 결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 신영춘 안산지부장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은 “제가 이번에 인사 분야에서 (법원행정처와) 단체교섭을 하면서 맡았던 것 중 하나가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일반직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사법행정자문회의가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을 보면 저희 일반직이 못 들어갈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발언하는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

권보성 지부장은 “국가공무원법 상의 결격사유도 없고, 전혀 아무 것도 문제가 안 되는데, 오히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외부 인원들을 섭외하면서 중요한 일반직원들은 단 한 명도 참여시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좌측부터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 신영춘 안산지부장, 김광준 서울중앙지부장, 복소연 서울서부지부장, 이상원 서울지역 부본부장

권보성 지부장은 “그럼 이게 무슨 사법행정자문회의입니까”라고 비판했다.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

그러나 권보성 지부장은 “말이 안 되는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없애기 보다는, 우리 일반직들이 (사법행정자문회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고, 두 달 동안 이어나갈 투쟁에도 계속 동참해서 승리하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냈다.

투쟁을 외치는 이병열 경강인 부본부장

이병열 경강인(경기, 강원, 인천지역) 부본부장은 “최근 힘든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인 자리가 과연 있을까 생각해 봤다”며 “사법부 내에서 많은 변화가 있고, 그리고 그 변화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힘들지만 모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열 경강인 부본부장

이병열 부본부장은 “그래서 제가 앞장서서가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옆에서 같이 싸운다면 이 어려운 시국 반드시 이겨내리라고 확신한다. 여러분과 함께 싸워서 이겨내길 간절히 바라겠다”고 말했다.

박인창 인천지부장
박인창 인천지부장

특히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박인창 인천지부장의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쓴소리가 귀에 막혔다.

투쟁으로 인사하는 박인창 인천지부장
투쟁으로 인사하는 박인창 인천지부장

박인창 지부장은 “법원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독재 행정이 웬 말입니까”라고 직격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독재 행정을 차단하고,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상위직급 확보하고 단체교섭 승리할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하는 엄재웅 서울동부지부장(왼쪽 세번째)

엄재웅 서울동부지부장은 “오늘 우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모였다”며 “그래서 김명수로 삼행시를 짓겠다”고 운을 띄울 것을 요청했다.

김=긴 말 필요 없다.
명=명수 형님
수=수도 없이 말한 우리 요구 전부 수용해 주십시오

엄재웅 서울동부지부장

엄재웅 지부장의 삼행시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정재훈 서울북부지부장, 함찬희 수원지부장, 엄재웅 서울동부지부장

함찬희 수원지부장은 “대법원 안에서 이렇게 푸릇한 잔디밭에서 결의대회를 하게 돼 참으로 뜻 깊고 역사적인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찬희 수원지부장

함찬희 지부장은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 의장이다. 의장으로서 그 책임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 현장에 있는 일반조합원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고 꼭 신(新) 사법행정의 독단을 멈추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재훈 서울북부지부장은 “서초동에서 야간 집회를 정말 오랜 만에 하는 것 같고, 이런 식으로 하는 집회는 처음인 것 같아서 굉장히 서초동의 밤이 아름답다”며 “(그러나) 법원노동자의 밤은 아름답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북부지부장

정재훈 지부장은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원장께서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경청해 주면 좋겠다”며 “법원본부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재훈 서울북부지부장

서울지역ㆍ경기지역ㆍ인천지역 지부장들과 부본부장들의 발언이 끝나자, 사회를 진행한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결의대회 사회를 진행한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결의대회 사회를 진행한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노동조건 개선하는 성실교섭 촉구한다!”

또한 임정득 가수의 공연이 끝나고, 법원본부 충청, 영남, 호남지역 지부장들과 부본부장들이 단상에 올라 현장발언을 했다.

윤효권 법원본부 충청 부본부장
윤효권 법원본부 충청 부본부장

윤효권 법원본부 충청 부본부장은 “지금 우리 공직사회 시대정신은 적극행정”이라며 “그러나 사법부의 만연한 구태의연하고, 무소신하고, 복지부동하고, 노동자들과 소통하지 않는 관료집단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효권 충청 부본부장

윤효권 부본부장은 “눈과 귀를 막는 이런 적폐 관료들부터 함께 척결해야, (LISTEN TO US~!) 이 투쟁도 효과가 있고, 승리에 다가갈 거라 생각한다”며 “충청 부본부, 여기 계신 동지들과 함께 승리할 때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윤효권 충청 부본부장

법원본부 영남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기우 창원지부장은 “저도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저자) 김누리 중앙대 교수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 중에 기억나는 게 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가 많이 발전했지만,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다’라는 얘기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권기우 영남 부본부장

권기우 부본부장은 “우리가 대법원에 민주화투쟁을 위해 싸웠고,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만들었는데, 정작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 뒤에 숨어서, 본인의 역할을 방기하고, 그리고 법원공무원 얘기를 듣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권기우 부본부장은 “그렇기 때문에 리슨투어스(LISTEN TO US)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이번 투쟁을 통해서 우리 법원공무원 노동자들의 요구 조건이 꼭 관철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발언하는 권기우 영남 부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 호남 부본부장은 “우리는 기필코 사법민주화, 김명수 대법원장이 똑바로 행정 하게끔 버르장머리를 고치러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천 법원본부 호남 부본부장

이경천 부본부장은 “이인섭 본부장님이 2주 동안 (전국 각 지부를 돌며 순회) 리슨투어스(LISTEN TO US) 얘기하는데, 조합원들이 ‘우리의 얘기를 들어주라’ 똑같이 귀를 기울이고, 우리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그대로 전달하면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며 투쟁을 외쳤다.

발언하는 이경천 호남 부본부장

한편, 이날 사전대회 사회를 진행한 이미자 법원본부 조직국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이미자 법원본부 조직국장
이미자 법원본부 조직국장

“노사관계 왜곡 비민주적 결정, 사법행정자문회의 독단운영 개선하라”

“상위 직급 확보하고 단체교섭 승리하자”

“진절머리 난다, 승진적체 해소하라”

“노동조건 개선하는 성실교섭 촉구한다”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br>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
결의대회를 마치고 대법원을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법원공무원들
결의대회를 마치고 대법원을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법원공무원들

특히 이날 법원공무원들은 결의대회 마지막 행사에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를 긴 띠로 둘러싸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요구하는 퍼포먼스가 압권이었다.

대법원을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법원공무원들<br>
대법원을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법원공무원들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br>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
대법원을 둘러싸는 퍼포먼스하는 법원공무원들

법원공무원들은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독단 운영 개선하라!”, “법원 당국은 성실히 교섭에 임하라!”, “진절머리 난다, 승진적체 해소하라!” 등이 적힌 수많은 플래카드(띠)를 준비해 대법원 청사 전체를 에워싸며 압박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대법원에서 집회와 퍼포먼스까지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한 법원공무원들
대법원에서 집회와 퍼포먼스까지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한 법원공무원들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퍼포먼스를 지휘하면서 “띠로서 대법원을 에워싸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해주도록 하겠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이용관 사무처장은 “우리가 대법원을 둘러싸는 것은 우리의 소리를 외면하는 대법원에 ‘우리의 소리를 들으라고, 우리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우리에 대한 결정은 우리와 함께 논의하라는 우리들의 소리 없는 절규”라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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