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법원장을 지낸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개탄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했다.

검사장과 고검장을 지낸 소병철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조 선배로서 절규하면서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시민단체의 고발로 공수처에 입건된 것을 확인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윤석열 피의자’라고 불렀다.

소병철 국회의원은 “최근에 윤석열 피의자가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보도가 나와 굉장히 시끄러웠고, 피해자들이 아주 격분했다”며 “정치권에서도 검찰의 최고위직을 지낸 의견이니까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소병철 의원은 “사실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했던 것은, 윤석열 피의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에 자기 동기 검사였던 변창훈 검사의 집을 이른 아침에 가서 압수수색을 하면서 아이들 태블릿PC까지 빼앗아 갔다”고 꺼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017년 10월 27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2013년 당시 국정원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됐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등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변창훈 검사는 그해 11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심문 앞서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 4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소병철 의원은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면, 변창훈 검사는 지청장과 검사로 같이 근무했던 사이”라며 “제가 굉장히 가슴이 아파서 화장장과 납골당까지 따라갔었다”고 말했다.

소 의원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렇게 가혹하게 수사했다. 동기 검사에 대해서도”라면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그런데 자기 장모에 대해서는 이렇게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적 없다) 말을 하니까”라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소병철 의원은 사법연수원 15기로 지검장과 고검장 등을 지냈다. 변창훈 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소병철 국회의원은 “의정부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장모 최씨를 기소한 것이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때다. 그러면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하면, 최씨를 기소한 검사들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검사들이 엉터리 수사를 하고 기소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소병철 의원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는 (조국) 장관 사건은 차치하더라도, 자기 동기 검사의 집에 새벽에 가서 아이들 오락하는 태블릿PC를 빼앗았다”며 “그렇게 까지 수사를 해놓고, 오히려 장모 최씨에 대해서 10원 한 장까지 철저히 수사를 했다면 이런 시비가 없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소병철 의원은 “(박범계) 장관님 그러면 최씨를 기소한 의정부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들 다 징계해야 되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의원님의 논리로 본다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말씀”이라고 대답했다.

소병철 의원은 “저는 오전에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말씀드렸다. 대법관들도 마찬가지다. 법조직역에 있는 사람들은 좀 다르게 처신해야 된다”며 “만약 이번에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한다고 발표가 나면, 조금 있으면 대법관들도 (판결문에) 이상한 의견을 달아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뒤에 대선 출마한다고,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소병철 의원은 “법조가 도대체”라고 혀를 차며 “기존에 정치했던 분들과 검사와 판사는 달라야 된다”면서 “영국은 법관들이 가발까지 쓰고 복장을 한다. 우리나라도 판사ㆍ검사가 검은 법복을 입는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상기시켰다.

‘검은 법복’은 다른 것들에 물들지 않는 공정함을 의미한다.

소병철 의원은 “판검사들이 조금 지지도가 나온다고 해서 이렇게 대선에 출마한다? 도대체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는 겁니까”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 대권 후보로 거론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법원장을 지낸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소병철 국회의원은 “정말 우리 법조 고위직들 명심해야 한다. 서산대사 시를 김구 선생님이 잘 인용했다. ‘오늘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판검사 후배들의 길이 될 수 있다’. 존경받는 법관, 검사로 왜 못 남는 것이냐”며 “그리고 대선 지지도 좀 나온다고 해서 흔들리고 이게 도대체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 거냐. 판검사가 그런 존재입니까”라고 개탄했다.

소병철 의원은 “제가 호소하고 절규하는 것에 대해서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은 같은 법조인으로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소병철 의원님의 말씀에 상당히 공감 가는 면이 있다”며 “정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말씀이기 때문에, 현직 법무부장관으로서는 더 많은 말씀을 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자 소병철 의원은 “제가 (선거에) 나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휴지기를 거쳐) 판사ㆍ검사로서의 색깔을 (지우고)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5년 정도 지나고 나오면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법관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다듬게 하는 말씀이라고 여기고 늘 성찰하겠다”고 대답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의원님이 염려하시는 그런 상황을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런 점도 제가 깊이 숙고하면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병철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본인은) 30여 년 법무ㆍ검찰 근무하고 정치 입문한 것이 6년 지나서였고, 20대 국회 때도 강력한 (정치권) 권유를 받았지만, 후배 검사들이나 검찰에 대한 신뢰를 생각해서 최소한 5년 정도는 지난 후에 정치에 입문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검찰ㆍ법원ㆍ사정기관의 고위직을 지낸 사람은 최소 5년이 지나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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