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부장검사 “위법한 명령에 검사들 항명커녕 사표 던진 사례 못 들어”
임은정 부장검사 “위법한 명령에 검사들 항명커녕 사표 던진 사례 못 들어”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05.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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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인 임은정 부장검사가 굴곡진 현대사를 언급하며 “검사들은 항명은커녕 사표 던진 사례도 잘 들어보지 못했다”며 “그러고도 검사라는 이름을 감당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고 할 수 있나. 한심하고 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제41주년을 즈음해 임은정 부장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5ㆍ18 영령들을 추모하면서 검찰 내부를 향해 이렇게 쓴소리를 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굴곡진 현대사 굽이굽이를 펼쳐 읽다 보면, 씁쓸할 때가 많다”며 “4ㆍ3(제주)도 그러하고 5ㆍ18도 그러하고”라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임은정 연구관은 “이웃 경찰에는 위법한 명령을 명백히 거부한 사례가 없지 않고 심지어 파면되고, 고문까지 당하는데”라며 “검사들은 항명은커녕 사표 던진 사례도 잘 들어보지 못했으니 그러고도 검사라는 이름을 감당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고 할 수 있나”라면서 “한심하고 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개탄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고 안병하 치안감의 묘비에서 추모하는 임은정 부장검사 / 사진페이스북

임은정 연구관은 “몇 주 전,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왔다. 5ㆍ18 경찰 영웅인 고 안병하 치안감님이 계신다. 전남경찰국장으로 (전두환) 신군부의 지시를 거부하셨다가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시고, 쫓겨났다”며 “공무원은 상사나 조직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함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신 공직자의 사표라, 그 앞에 한동안 묵념을 하고 왔다”고 밝혔다.

임은정 연구관은 “김학의 출금 관련하여 이성윤 검사장이 기소되는 등 검찰이 소란스럽다”며 “김우현 반부패부장 등 고위 간부들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떠올린 검사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임은정 연구관은 “2018년 5월 문무일 총장의 대검은 김우현 반부패부장 등의 기소를 막기 위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던 종래 입장을 뒤집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에 수사지휘권을 갑자기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가칭 ‘전문자문단’을 급조해 그 자문단의 전문적인 자문 결과 대검의 의도대로 검찰 고위간부들은 기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은정 연구관은 “울분에 찬 2018년 5월 15일자 수사단 입장문 보도를 보고 검찰 내부망에 글도 올리고, 문무일 총장에게 사퇴 권고 메일을 띄웠다”며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검찰의 이런 추문이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닙니다만, 아직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입니다.

총장님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5ㆍ18 명예훼손 사건 처리를 지연시킨 것을 알고 있습니다. 참 정치적이구나, 검사답지 못하다 생각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검찰의 여전함에 마음이 아렸습니다.

총장님이 어떤 말씀을 하셔도, 누가 총장님의 말을 믿겠습니까? 나라와 검찰과 총장님의 명예를 위해, 총장님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숙고해 주십시오”

임은정 연구관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사퇴하리라고 기대하고 쓴 메일은 아니었다”며 “대검 대변인실과의 조율 없는 수사단의 보도자료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격노했다고 하니 기자회견 건으로 문제 된 안미현 검사와 수사단의 안위가 걱정되어 검찰총장에게 띄운 항의메일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안병하 치안감님 앞에,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5ㆍ18 영령들 앞에 한참을 묵념하며 나라면, 그때 어떤 선택을 하였을지, 그리고, 지금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를 곱씹으며 다짐하고 돌아왔다”며 “고귀한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이 땅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후예로 그 삶들을 흉내 내어 보겠다”고 추모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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