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형사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월인)의 신간(新刊)과 개정판 소식이 들려 기자는 살짝 놀랐다. 4월말 ‘복잡한 법 말고, 진짜 형사 사건’ 신간과 함께 2020년 출간한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을 대폭 보강해 개정판을 동시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송무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면서도 1년 만에 두 권의 책을 선보이는 ‘멘사코리아 회원’ 채다은 변호사의 열정과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간은 물론 작년보다 다양한 내용을 심층적으로 밀도 있게 담아 내놓은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 개정판에도 눈길이 쏠렸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채다은 변호사가 작년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의 출간 계기는 사무실을 방문해 상담하는 의뢰인들에게 설명하는 정도로 생각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새로 출간하는 마음으로 개정판을 냈다고 했다.

채 변호사는 “신설된 법률 규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를 적용한 최신 법원 판례까지 다루려고 노력했다”며 “이러한 내용을 통해 최신 성범죄 사건 경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진짜 성범죄 사건’ 개정판은 채다은 변호사가 직접 변호했거나 대리한 사건, 혹은 실제 법원 판례 내용으로 피의자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사례를 각색해 담은 것이라고 한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보면 평소 털털하면서도 에둘러 말하는 성격이 아닌 채다은 변호사는 의뢰인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책머리에 담으며 문고리를 당겼다.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하나요?”

채다은 변호사는 일반적인 사건에서 ‘웬만해서는 고소하지 마시라’거나, ‘소송하지 마시고, 당사자까리 얘기해 보시라’거나, ‘변호사 선임하지 마시고 혼자 하시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채 변호사는 “그게 법률사무소의 대표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영업방식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고소나 소송은 ‘최선의 수단’이 아니며, 도저히 해결이 안 될 때 하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채 변호사는 “소송은 서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경우 상당한 변호사비용을 발생시키고, 경제적ㆍ시간적ㆍ감정적으로도 몹시 소모적인 방법”이라며 “따라서 당장 변호사를 선임해서 사건을 진행하라는 말로 소송을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형사전문 변호사인 채다은 변호사는 “그러나 성범죄 사건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고 주의를 줬다. 여러 이유를 제시한 채 변호사는 “더욱이 성범죄의 경우 일반 범죄들과 달리,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 신상정보가 공개되기도 하고, 취업제한 및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의 착용까지 예정할 수 있으므로 수사 초반부터 매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은 다른 형사사건들과 다른 몇 가지 특이점이 있는데, 그 중 주로 ‘나를 모르는 변호사’를 선임하려 한다고 했다. 그 이유도 빼곡이 적었다.

채 변호사는 “성범죄에는 많은 특징이 있어 비법률가로서는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인터넷 등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선별할 능력이 없다면 절대로 혼자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성범죄만큼은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길 강력하게 권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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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몇 페이지를 넘기는데, 곧장 아래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정말 사건 의뢰인이라면 기본적으로 궁금해서 누구나 물어봤을 것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다.

“성범죄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는 어디서 찾나요?”

“무조건 합의를 해야 하는 건가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어떻게 유죄가 되는 거죠?”

“성관계할 때 녹음을 해야 유리한가요?”

“어떤 경우에 구속이 되나요?”

단지 몇 페이지를 봤을 뿐인데, 왜 책 제목이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이라고 정한건지, 쉽게 이해가 됐다. 저자는 이렇게 의뢰인들의 궁금증을 단박에 해소시켜준다. 그래서 왜 개정판이 돋보이는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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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혐의로 수사단계에서부터 구속이 된다며 사회인이 직장을 잃고 다시 직장을 얻기도 어렵고,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설령 이후 ‘혐의 없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구속으로 인해 잃은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그렇기에 구속은 필요성이 매우 높은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채 변호사는 “그러나 강간과 같이 벌금형이 없는 범죄의 경우, 피해자에게 협박을 했다거나, 연인 사이여서 연락처나 사는 곳을 알아 추후 2차 가해를 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경찰 수사단계부터 구속을 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초범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경각심을 줬다.

채 변호사는 “경찰이 조사받으러 오라고 하는데 연락도 없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하여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했는데, 경찰이 임의제출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휴대전화를 숨기거나 버리는 경우에는 증거인멸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알려준다.

채다은 변호사는 “섣불리 행동했다가 구속될 위험이 있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으니, 변호인과 먼저 상담을 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짜 성범죄 사건’ 개정판에서 채다은 변호사는 첫 주제로 실제 사례로 ‘준강간’을 다뤘다. 준강간은 피해자가 술에 약간 취해있거나, 잠들어 있는 상황을 이용해 간음하는 범죄다. 채 변호사는 클럽 등에서 ‘처음 만난’, ‘술에 상당히 취해 보이는 여성’과는 절대 소위 원나잇 성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준강간의 경우 수사단계부터 구속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 책은 개정판인 만큼 내용이 충실하게 보강됐다. 사례별 상황에 맞는 대처 방안들도 제시해 준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 남편이 훈계 목적으로 아내 옷 벗은 사진 전송한 사건

또한 책 소주제의 길목마다 ‘유의할 점’을 곁들여 환기시킨다.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와 합의를 할 경우 피의자나 가족들이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내 직접 연락하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며, 합의 방법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채다은 변호사는 최근 채팅앱과 관련된 성범죄 사건이 적지 않다며 ‘채팅앱 조건만남’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어줬다.

불법촬영 소위 ‘몰카’(몰래카메라)도 꼼꼼히 다뤘다. 화장실 침입 촬영 미수 사건,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마을버스 여성 촬영 사건, 여자친구 성관계 불법촬영 소지죄 사건, 택시운전사 승객 촬영 사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몰카, 지하철 승강장 계단 등 판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기자도 법원 판결 기사를 보도하며 수많은 사건을 접해 왔는데, 채다은 변호사의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 개정판에는 다른 형사사건 관련 책에서 보기 힘든 사례도 담겨 눈길을 끈다. 최신판의 득템이다.

술에 취해 들어온 아내가 아이 방에서 상의를 벗고 자는 모습이 불편한 남편이 휴대전화로 아내의 모습을 촬영했다. 아이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음에도 고치지 않는 아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남편은 훈계 목적으로 아내에게 ‘반성하라’는 문자와 함께 사진을 보냈다. 그런데 아내가 헐벗은 자신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해 전송했다며 남편을 고소했다. 이 사건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또한 채다은 변호사는 이른바 ‘레깅스 불법촬영’에 관한 대법원 판결도 상세히 다루는 등 다양한 사건 판례를 통해 사례의 이해도를 높여줬다. 책장을 넘길수록 ‘정말 다양한 성범죄 사건들이 있구나’ 실감하게 된다.

채 변호사는 공중밀집장소추행에 대해서도 퇴근길 지하철 추행 사건, 전동차, 지하철 승강장, 찜질방 등 다양한 곳에서 벌어진 사건들도 재구성했다.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도 빼놓지 않았다. 신도에 대한 안수기도를 핑계로 목사의 추행, 팀장 경찰관의 순찰차에서 여성 경찰관 추행, 대학 조교수의 사제관계 학생과 조교 추행 사건, 치과원장의 직원들에 대한 추행 등에서 유죄를 받은 사건도 담았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법원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잘 짚어줬다.

또한 채다은 변호사는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채 변호사는 연인 간의 범죄 중에서도 성범죄 혐의를 받는 사건들을 진행하면서 크게 두 가지를 느꼈다고 한다. 하나는 성범죄 사건의 처벌 수위가 정말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에 비해 가해자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외에도 책에는 정말 다양한 소주제들을 담았다. 신설된 규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를 적용한 최신 판례들까지 다루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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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인 법률사무소 대표 채다은 변호사가 추천하는 ‘좋은 변호인을 만나는 방법’

채다은 변호사의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진솔함은 끝머리에 있는 ‘좋은 변호인을 만나는 방법’이다.

그는 “혹시라도 인생에 있어서 절박하고 암담한 순간에 형사사건 변호사를 급히 찾아야 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며 법률사무소 월인의 대표로서 의뢰인들과의 상담 등을 통해 체득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채 변호사는 “절박한 피의자들의 마음을 이용한 ‘허위ㆍ과장 광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같은 변호사로서 화가 날 정도로 불법적인 영업도 서슴지 않는 사무실들이 적지 않다”고 씁쓸해하면서다.

이에 채다은 변호사는 ‘사무장이 아닌 변호사와 상담할 수 있고, 직접 연락이 되는 곳을 선택할 것’을 추천했다. 채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률사무소 월인에는 사무장이 없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채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변호사사무실들도 매달 상당한 광고비를 들여 광고를 많이 하는데, 상황이 그렇다 보니 변호사사무실에 광고만 전담하는 직원, 상담 및 사건 관리를 전담하는 사무장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변호사가 광고로 접촉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광고비 이상으로 수익을 얻어야 하니 시무장이 공격적으로 사건을 수임해야 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봤다.

문제가 되는 변호사사무실들은 사무장들이 무리하게 영업을 하고, 이를 넘어 불법적인 행위까지 자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무장들의 위태로운 영업들을 소개했다.

채다은 변호사는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워낙 광고도 많은 영역이다 보니 허위주장으로 피의자ㆍ피고인들을 현혹해 사건을 수임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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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다은 변호사는 형사사건 상담을 할 때 “저를 선임하지 않더라도, 꼭 변호사는 선임해서 대응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해드린다고 했다. 채 변호사는 “자칫 변호사는 선임해서 대응하라는 말이 ‘어서 나를 선임하세요’라고 들릴까봐 ‘저를 선임하지 않더라도’라는 말을 굳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채 변호사는 “피의자ㆍ피고인 입장에서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에 처한 상황’에서 가장 사건을 맡기고 싶고, 믿음직스러운 변호사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저를 선임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꼭 변호사는 선임하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채다은 변호사는 “마치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꼭 가보시라’고 말씀드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채다은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는, 특히나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 수도 있다면 변호인을 꼭 선임하는 게 좋다”며 “그 이유는 법을 모르는 일반인으로서 인터넷 검색하고, 스스로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선에서 하는 대응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채다은 변호사는 “가끔 엉터리 사무실들 이야기를 들으면 변호사시장이 어떻게 돼 가고 있나, 화가 날 때가 많다”고 씁쓸해 했다. 채 변호사는 “제발 ‘듣고 싶은 말(소송자료 빼드릴 수 있어요, 제가 아는 사람이 많아요, 무조건 무죄 만들어 드릴게요 등등)을 해주는 변호사’를 찾지 마시고, ‘어려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사한 사례를 많이 다뤄보고 내 사건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줄 수 있는 변호사’를 선택해 부디 현재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률사무소 월인 채다은 대표변호사

◆ 월인 법률사무소 대표, 멘사코리아 회원

채다은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원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대한변협 대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감사, 언론중재위원회 조정ㆍ중재 자문변호사, 경기도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거나 현재 활동 중인 능력자다.

채다은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표창 수상(2017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표창 수상(2021년) 그리고 2021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특임강의교수로서 ‘범죄와 수사’를 강의하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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