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법원공무원들은 7일 퇴임식을 갖고 대법원을 떠나는 박상옥 대법관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대법원 청사에서 박상옥 대법관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의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는 법원공무원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인섭)는 이날 오전 10시 ‘故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 수사검사 출신 박상옥 대법관 퇴임식에 맞춰 대법원에서 피켓팅 투쟁을 전개했다.

대법원 청사에서 피켓시위하는 이용관 법원본부 사무처장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대법원 청사에서 박상옥 대법관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의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는 법원공무원들

법원공무원들은 출근시간에 맞춰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박상옥 대법관이 퇴임식 후 대법원 청사를 떠다는 시간까지 노조 간부들이 집결해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법원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 하는 최영민 부산지부장

법원공무원들은 “고(故)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수사검사 박상옥,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또 “고(故)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박상옥, 우리는 당신의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힌 보드판을 들고 나왔다.

박인창 인천지부장, 이인섭 법원본부장

이날 시위에는 법원본부 이인섭 본부장, 이용관 사무처장,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이상원 서울부본부장, 이병열 경기강원인천부본부장, 윤효권 충청부본부장, 권보성 서울남부지부장, 함찬희 수원지부장, 박인창 인천지부장,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최영민 부산지부장, 황건하 본부총무국장, 이미자 본부조직국장, 백장수 서울중앙지부 사무국장, 방희주 서울중앙지부 총무부장, 고정현 서울중앙지부 후생복지부장, 정민형 조직부장, 이소희 본부총무부장, 신철훈 본부조직부장, 송하예 본부교육선전부장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대법원 청사에서 박상옥 대법관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의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는 법원공무원들

법원공무원들은 박상옥 대법관이 퇴임식을 마치고 대법원 청사에서 나와 대법원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연신 외쳤다.

대법원 청사 현관 앞에서 박상옥 대법관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피켓시위 하는 법원공무원들 

“우리는 당신을 대법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의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다!”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박상옥 대법관을 배웅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박상옥 대법관을 배웅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대법원을 떠나는 박상옥 대법관과 배웅하던 김명수 대법원장, 이기택 대법관 등 대법관들은 법원공무원들의 외침 속에 작별인사를 나눴다.

대법원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법원공무원들

법원본부는 항의시위와 관련해 “박상옥 대법관 퇴임식! 우리는 그를 조용히 보낼 수 없었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좌측부터 법원본부 황건하 총무국장, 이인섭 법원본부장, 김종명 의정부지부장,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법원본부는 “전두환 군사독재살인정권에 의한 고(故)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은폐시도를 묵인ㆍ방조했던 공안검사 출신 인사가 대한민국 최고법원의 판사가 된 것은 비극적인 참사였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이는 오욕과 회한의 사법부 역사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임을 입증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청사 현관 앞에서 박상옥 대법관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법원공무원들 

법원본부는 “비록 박근혜ㆍ양승태에 의해 박상옥이 대법관에 임명됐다 하더라도,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우리 사법부가 스스로 자처한 것이기에, 이번 투쟁은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투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원 서울부본부장과 이인섭 법원본부장

법원본부는 “사법부 독립은 몇몇 고위 법관만의 노력으로 지키고 쟁취할 수 없는 것임이 증명됐다”며 “우리 법원본부와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불의에 저항하고 민주주의의 지킴이 역할을 더 비상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법원공무원들이 대법원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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