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박상옥 대법관은 7일 “사법부의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정치적 중립과 정의를 향한 굳건한 의지로 열의와 정성을 다해 묵묵히 책무를 수행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법부의 존립 기반은 더욱 확고하게 다져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박상옥 대법관을 배웅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6년 임기를 마치고 이날 대법원 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진 박상옥 대법관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자유 민주주의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사법부의 역할과 사명은 더욱 엄중하게 요구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퇴임식을 마친 박상옥 대법관이 대법원 청사를 나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박상옥 대법관은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와 드러나지 않은 귀중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성심을 다하여 노력하였지만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고 했다.

퇴임식을 마치고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박상옥 대법관

<다음은 박상옥 대법관 퇴임사 전문>

저는 오늘 6년의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작별인사를 드립니다.

대법관으로 부름을 받아 임명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대법관의 엄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가슴 깊이 되새겼습니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대법원장님과 동료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서 변함없이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막중한 소임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상옥 대법관이 차량을 타고 대법원을 떠날 때 박수를 치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저는 대법관 업무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법조 경험을 토대로 사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또한 열린 마음과 경청의 태도로 사회 통합에 힘을 보태겠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이러한 각오와 마음가짐을 간직하면서 「자유와 책임」, 「진실과 정의」를 좌표로 삼아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결론과 공정한 재판을 통하여 미력이나마 정의와 법의 지배를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어 온 매순간이 저에게는 무한한 영광이요 보람이었습니다.

대법원 청사를 나서는 박상옥 대법관을 배웅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와 드러나지 않은 귀중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성심을 다하여 노력하였지만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는 아쉬움 또한 남습니다. 그러나 동료 대법관님들께서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셨고 더욱 훌륭한 분들이 대법관의 소임을 이어가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에 저에게는 버거운 짐을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놓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이 떠나는 박상옥 대법관을 배웅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날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환난의 시기이지만,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자유 민주주의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사법부의 역할과 사명은 더욱 엄중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박상옥 대법관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하는 모습

사법부의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정치적 중립과 정의를 향한 굳건한 의지로 열의와 정성을 다하여 묵묵히 책무를 수행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법부의 존립 기반은 더욱 확고하게 다져지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 역시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쌓아온 소중한 경험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사회와 법원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좌측부터 민유숙 대법관, 김명수 대법원장, 안철상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상환 대법관

끝으로,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동료 대법관님들을 비롯하여 6년의 여정을 함께 해주신 사법부 가족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1. 5. 7.
대법관 박상옥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